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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경총 새 부회장 "낡은 노동법 고쳐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3 17:17

수정 2018.07.13 17:17

"30년 된 낡은 노동법을 고쳐 노조 파업을 어렵게 해야 한국 경제가 삽니다." 40년 가까이 산업정책을 만들고 산업현장을 지켜본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용근 상근부회장이 12일 취임하자마자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산업관료 출신인 김 부회장은 퇴임 후에도 한국자동차공업협회장,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 회장을 역임해 자동차 등 산업현장을 잘 안다. 그가 취임 후 낸 첫 일성이 노동계의 무분별한 파업이 한국 경제를 망친다고 걱정한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13일 나란히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의 1차 협력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협력업체들은 줄도산을 걱정할 정도로 자동차산업은 위기다.

수주가 부진한 현대중공업 노조도 기본급 7.9% 인상, 성과급 250% 인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들어갔다. 공적자금 13조원을 지원받은 대우조선해양도 4.11%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갈 태세다.

김 부회장은 노동법이 노조의 파업을 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30년 전 낡은 노동법은 파업은 쉽지만 대체근로는 허용이 안 되는 등 노동계 편향적이다. 김 부회장은 특히 파업 찬반투표 의결요건을 과반이 아닌 3분의 2로 강화하고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조가 파업해도 공장이 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생산성은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라는 위상이 무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2개국 중 17위다. 1위인 아일랜드의 절반 수준이다. 고임금과 낮은 생산성 그리고 투쟁 일변도의 강성노조로 인해 기업들은 국내를 탈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해외인력이 사상 최대로 늘어난 반면 국내는 제자리다. 자신들 밥그릇만 챙기느라 새 일자리를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낡은 노동법을 고치라는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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