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아무리 바빠도 알바 못써


통영 서호 시장 모습. 사진=박소연 기자
통영 노대도 모습. 사진=박소연 기자


【통영·김천=박소연 한영준 기자】
"이 동네 편의점들은 지금도 최저시급을 못 맞춰주고 있어요."
경북 김천 신음동에서 곱창집을 하고 있는 50대 김모씨가 15일 최저임금 이야기를 하자 대뜸 꺼낸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알바 못 써
김씨는 "어제 TV에서 하루종일 최저임금 이야기가 나와서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인 걸 알게 됐다"며 "계산해보니 하루에 8시간만 일해도 한달에 200만원 정도 벌겠더라. 이제 장사하는 것 보다 알바하는 게 돈을 더 벌겠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이야기를 듣는데, 동네 편의점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급이 7000원도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근데 여기서 또 올리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남편과 함께 70㎡ 규모의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도 올해부터는 아무리 바빠도 알바생을 못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편의점에 가서 물으니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천 자산동에 있는 편의점 점주에게 최저시급을 물었다.

그는 "우리는 겨우 맞춰주고 있지만 주변 편의점은 작년 최저시급과 비슷하게 주고 있다고 들었다"며 "여기는 대도시도 아니고 유동인구도 얼마 없는데, 기본 상품 원가 뺴고 나면 계속 오르는 최저시급을 어떻게 맞춰주냐"고 토로했다.

지방에선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력직 알바생' 선호현상도 일어나고 있었다.

김천혁신도시의 고기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대 임모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지난해보다 시급이 1000~1500원 가까이 올랐다"면서도 "그러다보니 사장님들도 알바생을 뽑을 때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나도 최저임금 오르기 전에 관련 알바를 해 본 게 그나마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김천혁신도시에 2년 동안 자영업을 했다는 40대 남성은 "최저임금이 올라 3명이 하던 일을 2명이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며 "당장 아무 경험도 없는 어린 친구를 알바로 쓰는 것 보단, 나와 일을 분담할 수 있는, 경험이나 나이가 좀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노동자들 임금 인상률 너무 높아
외국인노동자들이 많은 어촌마을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저임금 수준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일하는 통영 어촌마을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대로 오른 것에 대해 "또 10% 넘게 올랐다"면서 "내년부터 적용되는 사항이니 준비를 해야할 것같긴 하다"고 털어놨다.

통영 노대도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40대 ㄱ씨는 "외국인 노동자가 처음 어촌 마을에 유입되던 초기에는 13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최저임금이 8000원대로 올랐으니 내년에는 190만원 정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아니더라도 어촌 마을에서는 매년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상률이 10%는 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인력난이 겹치기 때문에 월급을 기준 숫자보다 실제로는 더 많이 지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섬에서 3명의 스리랑카인을 고용하고 있는 50대 중반의 ㅎ씨는 "최저임금 수준에 맞춰 챙겨주는데도 양식장 물고기들 먹이 줄 때 비용을 따로 챙겨 달라고 하기도 한다. 날씨에 따라 근로 시간이 8시간보다 덜 되는 경우도 많다"며 "최저임금을 무 자르듯 정확하게 적용하긴 힘들겠지만 어쨌든 실제 현장에서는 그 수준보다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스리랑카인들 사이에서 네트워킹이 돼 이런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족 단위 형태가 많은 통영 전통 시장에서는 최저임금에 대한 동요가 크지 않았다.

통영 서호시장에서 죽집을 운영하는 70대 할머니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서호시장은 대부분 가족 단위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안 받는다"고 말했다.

ps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