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중·인(中·印) 저출산의 희비

청나라 이래 중국 여성들이 즐겨 입는 드레스가 치파오(旗袍)다. 허리 아래로 옆이 터져 슬쩍 드러나는 맨다리가 관능미를 자아낸다는 옷이다. 1972년 미·중 정상회담차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부인 패티 여사가 치파오를 보고 "중국 인구가 이렇게 많은 이유를 알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니…. 이 비화에서 보듯 1969년 말 총인구가 8억명을 돌파하는 등 당시 중국은 가공할 만한 다산 국가였다.

현재 중국 인구는 14억30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란 말은 머잖아 옛말이 될 판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2.1명을 밑돌면서다. 며칠 전 제주에서 열린 '한·중·일 인구포럼'에서 중국인구발전연구원 샹양공 박사가 확인한 통계다. 중국도 일본과 한국이 겪어온 저출산·고령화 패턴을 판박이처럼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도 이를 우려해 가정당 자녀수를 규제하는 '계획생육(計劃生育)' 정책을 완전 철폐할 참이다. 인구폭발을 막으려 1978년에 도입했던 한자녀정책을 2016년 둘째 아이까지 허용하는 식으로 완화했다가 올 4·4분기부터는 아예 폐기하려는 것이다. 한술 더 떠 출산지원금 등 포지티브 대책도 내놓을 태세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11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자녀 수에 따라 세금감면 혜택이나 육아수당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저출산 문제는 낙관하기 힘든 난제인 것 같다. 2024년이면 인도가 중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인구대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라면. 인도의 출산율은 현재 2.48명 수준이다. 총인구가 13억 5000만명인 인도는 앞으로 젊은 인구가 더 늘어나는 만큼 성장잠재력도 커질 것이다.
더욱이 인도는 국민 다수가 영어 구사가 가능한 데다 세계 최다의 정보통신 기술인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산 제품에 대해 중국이 유·무형의 바리케이드를 높이고 있다. 질량 양면에서 인구 대국인 인도가 우리의 신남방정책을 구현할 최적의 파트너임은 분명해 보인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