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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청와대와 여당의 엇박자 경제인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5 17:35

수정 2018.07.15 17:35

여당 원내대표 반기업 발언.. 정부 혁신성장 의지에 찬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삼성 때리기'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엊그제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주최한 경제포럼에서 "삼성그룹이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짜서 오늘의 세계 1위를 만들었다"고 했다.그러면서 "삼성이 작년에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이 이익을 독식하면서 가계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 원내대표는 이 발언에서 표면적으로는 삼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대기업 때리기'다.
홍 원내대표가 제시한 통계수치를 놓고도 논란도 일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통계상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여당 사령탑의 경제 및 대기업에 대한 인식이다. 가뜩이나 정부는 사상 최악의 고용쇼크와 축 처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혁신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그 혁신성장의 요체가 바로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 완화와 기업인들이 맘놓고 경영을 할 수 있는 기 살리기다.

문 대통령은 이달 초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소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업과 자주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9일에는 인도에서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 현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났다.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과 국내 제1위 기업 총수의 만남을 놓고 기업의 기 살리기, 더 나아가 정부의 기업정책 기조 변화로 보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홍 원내대표의 대기업 때리기와 반기업정서 조장 발언은 정부의 혁신성장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이다. 더구나 정부 당국도 아닌 정치권력이 기업의 경영에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식으로 간섭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사상 최악의 일자리대란 해소와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한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할 혁신성장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정 간에 제대로 화음을 내야 한다.
여당은 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하려 하거나 기업 때리기를 거둬야 한다.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보조를 맞춰 기업이 맘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기업인과의 소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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