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맞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가계부채 관리 무난…금융혁신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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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가계대출 증가세 꺾여.. 규제강화로 금융혁신 발목

오는 19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에 대한 금융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가계부채 관리 등에는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금융권에 대한 지나친 규제와 핀테크 등 금융혁신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 등은 남은 임기동안 풀어야 할 과제로 평가됐다. 특히 지난 1년간 금융업계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금융산업을 퇴보시켰다는 불만도 나왔다.

■가계부채 관리 긍정적 평가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던 가계대출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평가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가계부채 잡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8월 정부 합동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대비 각각 10%씩 강화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신(新) DTI 도입 등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2016년 11.6%에 달했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8.1%로 둔화됐다. 올 1·4분기에는 8.0%로 더 낮아졌다. 여전히 소득 증가율보다 높지만 대출 증가세를 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만큼 총량규제에서 벗어나 권역·유형별로 면밀하게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것도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최고금리 인하, 중금리 대출 활성화 등 중소서민 지원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생산적 금융을 위해 기업구조 혁신펀드 조성방안, 동산금융 활성화 방안 등을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높이 평가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포용적 금융과 생산적 금융에 맞춰 정책을 추진한 것은 방향성을 잘 잡았다"면서 "다만 추진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규제 강화로 금융산업 위축

반면 금융산업 측면에선 지나친 규제가 금융산업 육성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 1년의 금융정책에 대해 "금융업, 특히 은행업을 육성해야할 산업이 아닌 다른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해다. 포용적·생산적 금융이라는 기조아래 은행이 고유영업과 상품 출시, 미래 전략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당국이 일일히 규제하는 분위기에선 은행장 중에 스타플레이어가 나올 수 없다"면서 "5대 은행장들을 무작위로 바꿔놔도 경영 실적은 똑같을 것이라는 자조가 나오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지난 1년간은 계속 문제가 벌어졌고 이를 해결하는데 급급했다"면서 "하반기에는 보다 사업과 수익을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음 좋겠다"고 말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 속에서 위축된 은행권의 분위기도 전달됐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당국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금융혁신 선제적 대응 아쉬워

개인간(P2P)금융, 핀테크 등 금융혁신 분야에선 선제적인 대응이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규제 완화는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고 핀테크 등 이슈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핀테크 육성은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는데, 관련 법률 정비도 제대로 안돼 성장이 더딘 부분이 있다"면서 "관련 법률의 필요성을 이야기한지가 2년이 넘었는데 임시방편인 가이드라인만 만들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핀테크 등 선도적인 산업은 금융위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개혁과 규제완화 측면에서 뒤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석헌 금감원장과의 협업도 과제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 추진에 있어서 엇박자를 내면서 업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 위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장으로 역임한 이들과도 합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당국의 두 축인 금융위와 금감원이 손발이 맞지 않아 업계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박하나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