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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성공, 데이터는 알고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8 17:00

수정 2018.07.18 18:00

플랫폼이 콘텐츠다 마이클 스미스 외 / 이콘
플랫폼이 콘텐츠다 마이클 스미스 외 / 이콘


"오늘날 음악, 영화, 출판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들은 최고의 시절과 최악의 시절을 함께 맞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격동기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플랫폼은 1인 출판 작가, 인디 뮤지션 등 지금까지 주류에서 벗어났던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이러한 변화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황금시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똑같은 변화가 지금까지 공고한 아성을 자랑해온 기존 기업에게는 위기가 됐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시장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시장에서 힘의 축이 이동한 가장 단적인 예는 바로 넷플릭스다.
글로벌 앱 조사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지난 10년간 게임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애플리케이션(앱)은 페이스북이지만, 이용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한 앱은 넷플릭스였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콘텐츠의 창작, 유통, 소비 등 다양한 변화를 동시에 가져오며 쉽게 대처할 수 없는 '퍼펙트 스톰'을 일으켰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피해갈 수 없는 대혼란을 야기했고, 기존의 사업 전략과 수익 모델을 위협하는 이 격변을 틈타 등장한 새로운 강자들이 넷플릭스와 유튜브다.

넷플릭스의 성공, 데이터는 알고 있었다
넷플릭스의 인기 프로그램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자.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정치판의 현실적인 모습을 과감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시청자들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어느새인가 한 시즌을 정주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한 번에 몰아보기' 콘텐츠는 넷플릭스만의 전략이다. 파일럿 에피소드부터 시작해 에피소드를 한 편씩 제작하고 일주일에 한 편씩 작품을 선보이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넷플릭스는 두 시즌을 한꺼번에 제작하는 방식을 결정했고 시청자들에게도 13편에 달하는 에피소드들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이같은 모험을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가입자들에게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있다. 넷플릭스는 지속적으로 가입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왔고, 케빈 스페이시와 데이비드 핀처의 작품을 좋아하는 가입자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을 확신했고, 결과적으로 '하우스 오브 카드'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책은 기존의 제작사와 방송사를 뛰어넘는 넷플릭스의 플랫폼과 사업 모델의 사례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영화, 음반, 출판 등 다양한 영역에 끼친 영향과 그 변화를 살펴보고, 또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현재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실제 사례들을 언급하며 자세히 알려준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영상산업뿐만 아니라 음악, 출판 등도 마찬가지다. 음악산업 역시 현재 스트리밍이 대세가 됐고, 출판산업은 현재 종이책, 전자책 등 다양한 생산 및 배급방식을 가지게 됐다.

저자들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으로 '데이터'를 지목한다. 2000년대 초, NBC는 콘텐츠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플의 아이튠즈에서 철수하는 위협전략을 선보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방식을 읽어내지 못했던 NBC는 결국 다시 아이튠즈로 돌아왔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파악했다면 그 다음에 할 일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교류라고 이 책은 말한다. 역사적 인물들간의 랩 배틀을 제작한 유튜브의 '에픽 랩 베틀 오브 히스토리',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포터모어' 홈페이지를 통한 미출간 버전 발표 등의 성공사례들이 그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플랫폼' 그 자체에 대한 고찰과 그 위에서 벌어진 수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깊은 이해를 제공하는 것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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