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라 한계기업 상당히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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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주포럼
박용만 상의 회장 작심발언 "양극화 따른 필요성은 인정"
면허로 막힌 기득권 없애고 신산업 규제 과감히 풀어야

【 제주(서귀포)=김용훈 기자】 "각종 면허로 막혀 있는 기득권에 손을 대서 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를 풀고, 부작용이 있으면 사후적으로 처리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장기 하향추세에 놓인 한국 경제의 뱃머리를 돌리려면 규제혁파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주에 모인 정·재계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 특히 그간 한국 경제를 견인해온 제조업은 고용창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개혁을 통해 고용유발계수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9일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규제개혁) 문제는 천번, 만번을 얘기해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절박한데, (상의 회장을 지낸) 지난 5년 동안 왜 효과가 전혀 없었는가에 대해 저 자신부터 무력감을 느낀다"며 다시금 정치권에 과감한 규제개혁을 촉구했다.

지난 13일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사용자위원이 불참한 상태에서 결정됐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며 "한계기업이 상당히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아직 그 통계를 얻지 못했다"며 한 발짝 거리를 뒀다. 특히 박 회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근거인 '소득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선 다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정책수단에 직접적인 분배정책을 조금 과감하게 써도 효과는 마찬가지"라며 그 예로 정부가 3조8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한 근로장려세제를 언급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경직된 고용유연성은 '노사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국에서 일자리를 잃는다는 건 곧 개인파산을 의미한다. 사회보장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경직된 고용유연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사회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6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중은 10.4%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34위로 전체 평균(22%)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박 회장은 생존 위협을 느끼는 계층에 사회보장을 늘려야 한다며 이와 동시에 '관급 프로젝트'를 정부 재정확대의 한 가지 방법으로 언급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규모는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박 회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더 큰 위협인 만큼 기업들도 수출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서 필요성을 언급했던 '남북민관협의체'는 정부에 공식 제안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피드백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 박 회장은 "지금까지 정부 개혁정책이라고 나오는 것들을 보면 상당부분이 대기업들의 일탈행위를 막아보겠다는 게 대부분이었다"며 "사익 편취, 하청업계 관계 등이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시장질서를 나쁘게 한다거나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박 회장은 정부 정책이 수술(시장감시)과 약처방(자율규범)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을 것"이라며 "결국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동의하는 규범이 있어야 그 안에서 선진화가 된다. 정부가 좁은 규범을 세우고 자율 규범으로 유도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희망심리가 경제에 많이 퍼져나갈 수 있게 정책 운용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국회나 정부가 경제심리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는 좀 천천히 하고, 하향 추세에 있는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돌파구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 특강을 통해 기업환경 개선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백 장관은 연구개발(R&D), 정유화학 개보수 문제, 계절적 수요 등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타격이 크다고 설명하고, 특히 "영업이익률이 3%대 정도인 중견기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신규 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산업부 차원에서 탄력적 근로시간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일거리가 많을 땐 근로시간을 늘리고, 일거리가 적을 때는 줄여 법으로 정해 둔 주 최대 근로시간 52시간(기본 40시간+연장 12시간)을 맞출 수 있다. 7월 1일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앞서 삼성전자, GS칼텍스 등 기업들이 도입했지만 최대 3개월까지만 가능해 산업계의 연장요구가 거셌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백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과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게 사실"이라며 "업종별로 분석해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