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文대통령, 박용만 회장 말에 귀 기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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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는 경제로 평가"
일자리 생겨야 유능한 정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19일 리얼미터 조사를 보면 지난주보다 6.4%포인트 낮은 61.7%를 기록했다. 지난 1월 말(60.8%)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낙폭은 취임 이래 가장 크다. 속을 뜯어보면 자영업 직군에서 12.2%포인트나 떨어졌다.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주요인이다.

문 대통령은 딜레마에 빠졌다. 한쪽에선 궤도 수정을 요구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9일 제주포럼에서 "고용을 늘리는 길은 규제혁파밖에 없다"며 "이른바 청년 백수가 많다고 하는데 그런 청년들을 흡수하려면 회사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 2년 차는 결국 경제 성적표로 평가를 받는다"며 "성적을 내는 데 중요한 주체는 기업이라고 작년부터 얘기했지만 지금 그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한편에선 개혁 고수를 외친다. 진보학자들이 중심이 된 지식인 323명은 18일 '문재인정부, 촛불정부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특히 "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를 부탁하는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문 대통령이 박용만 회장의 고언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을 권한다. 문 대통령의 1호 공약은 일자리다. 이보다 더 중요한 공약은 없다. 그래서 취임하자마자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부터 세웠다. 하지만 지난 1년간 고용지표는 아주 고약해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오작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그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규제혁파다. 규제를 풀면 투자가 늘고 투자가 늘면 일자리가 생긴다. 재벌을 개혁하면서도 얼마든지 규제를 풀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얼마 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결국 정부의 성패는 경제문제 해결에 달렸다"면서 "지금 너무 초조하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 진영의 개혁 조급증과 경직성을 경계했다. 시민단체 등은 참여연대 출신인 김 위원장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곱씹어보기 바란다.

문 대통령은 6.13 지방선거 압승 뒤에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지에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도 했다. 냉철한 상황 인식이다. 2020년 봄에 총선이 열린다. 2%대 성장률, 지금 같은 일자리 성적표로는 표를 얻기 힘들다. 과거 참여정부 정책에 깊숙이 관여한 문 대통령은 당시 진보의 역량 부족을 절감했다.
이후 늘 '유능한 진보'를 강조했다. 지금은 일자리 많이 만드는 정부가 유능한 정부다. 그 출발점은 규제혁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