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끌어온 삼성 백혈병 분쟁, 두달 후 '완전 해결'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중재합의서 서명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서명한 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0여년을 끌어온 삼성 반도체의 백혈병 분쟁이 완전히 매듭을 짓는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양측은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동의키로 합의했다. 조정위의 중재안은 이르면 두달 뒤 나올 예정이다. 중재안이 나오면 양측의 갈등이 마침내 '완전 해결'된다.

24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서울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조정위가 제안한 제2차 조정(중재) 재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에는 양측 모두 조정위가 제시하는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한다'는 방식에 합의했다. 햇수로 11년이 된 양측의 다툼이 사실상 봉합되는 수순이다.

김지형 조정위 위원장·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그동안의 대립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나아가 본 합의가 사회 공동체가 지향해 나가야 할 미래가치의 하나로 구현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반올림 피해자 대표인 황상기씨(고 황유미씨 아버지)는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섭섭하지만, 이제라도 삼성직업병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면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무조건 (중재안을) 받는다는 건 합의가 잠재적으로 다 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을 대신해 서명한 김선식 전무는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 및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중재 수용을 결정했다"며 "향후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중재합의서 서명식에서 참석자들이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조정위는 곧바로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에 관해 중재안 마련에 착수한다. 그동안 조정위는 1차 조정 당시와 결렬 이후 양측의 요구사항과 쟁점, 반도체 관련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에서 실시한 지원보상방안 등을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큰 틀에서 중재안의 방향을 정했다. 조정위는 중재안 발표에 최대한 속도를 높여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중으로는 완전 타결을 해낼 방침이다.

김지형 조정위 위원장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원칙과 상식에 기반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중재안을 만들 것"이라며 "이번 중재안은 단지 삼성 반도체나 반올림 피해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보고, 불확실한 영역의 직업병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의 새로운 기준고 방안을 수립하는데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서초사옥 앞 반올림 천막농성 현장. 사진=연합뉴스

또 중재합의서에 따라 반올림은 수일 내에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해왔던 천막 농성을 해제한다. 반올림은 25일 농성 해단식을 열고 1022일째 이어온 천막을 거둔다.

백혈병 문제는 2007년 3월 삼성 반도체3라인에서 근무하던 고 황씨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불거졌다.
2008년 3월 반올림이 활동을 시작한 후 양측은 반도체 역학조사와 수차례 합의를 거듭했지만, 완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다 올초 김 위원장이 합의 노력을 재개하고 싶다는 양측의 입장을 전달받으며 대화가 재개됐다. 특히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향적인 의지가 이번 합의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