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수요 부활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들썩

세계 PC출하량 6년來 최고..업계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


개인용컴퓨터(PC) 출하량이 6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은 예상치 못한 PC 제조를 위한 부품 수요 증가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2·4분기 이후에도 PC 수요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 경쟁에 신음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PC 수요 개선세는 반가운 소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4분기 이후 꾸준히 감소했던 PC 출하량이 올해 2·4분기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2·4분기 PC 시장 전체 출하량은 6120만대로 지난해 2·4분기에 비해 1.4% 늘어났다. 특히 레노버, HP, 델, 애플, 에이서 등 상위 5개 업체들의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평균 6.5%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는 전체 PC 시장의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은 이번 PC 수요 증가세는 기업의 PC 교체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통상 업무용 PC 교체 주기는 5~6년으로 알려져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년 전 인텔이 출시한 샌디브릿지 중앙처리장치(CPU)는 높은 성능으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최근 샌디브릿지 PC들이 노후화돼 기업들이 교체를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하락도 PC 출하량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GPU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상화폐 채굴 열풍으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가상화폐 채굴에 최적화된 ASIC가 GPU 대신 쓰이기 시작하면서 GPU 가격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올해 2월 140만원대에 달하던 그래픽카드(엔비디아 GTX 1080 Ti) 가격은 현재 100만원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업계는 GPU 가격이 낮아지면서 게이밍 P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예상 밖의 PC 수요 강세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D램 매출의 상당부분이 서버 제조를 위한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PC용 D램 매출 비중은 지난 2008년 46%에서 18%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서버용 제품 비중은 같은 기간 14%에서 28%로 두 배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의외의 PC 수요로 PC D램이 부족해지면 전체 D램의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PC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PC용 시장은 성장이 느리다고 평가됐지만 PC 세트업체들이 공급물량을 늘린다면 패널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노트북과 모니터용 패널은 지난달 면적 기준으로 전달 대비 각각 0.7%, 0.3% 늘었다. 국내 업체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1·4분기 매출 가운데 36% 가량은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용 패널 분야에서 발생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