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기는 한국, 나는 미국 … 커지는 성장률 격차

거대경제국 4%대 급성장.. 한국은 2%대로 뒷걸음질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4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0.7%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1·4분기(1%)와 비교하면 0.3%포인트 낮아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다.

심각한 것은 성장률을 좌우하는 3대 요소인 투자·소비·수출이 모두 부진하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투자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설비투자가 -6.6%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 건설투자도 -1.3%로 역시 감소세다. 민간소비와 수출은 각각 0.3%와 0.8%로 간신히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증가폭은 미미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투자·소비·수출 부진의 3중고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반도체 특수도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수출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투자와 소비 등 내수 부문도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저임금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 가장 큰 악재다. 첫해 16.4% 올린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10.9%를 올린 것이 누적적으로 투자와 소비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일 발표된 한은의 소비자심리지수는 2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최저임금 과다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일련의 반기업·친노동 정책이 고용악화→소비둔화→투자위축으로 이어지며 악순환 구조를 낳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은 유례가 드문 호황을 누리고 있다. 2·4분기 GDP 공식 발표 이틀을 앞둔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장률 4.8%를 예상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도 4.3%나 된다. 지난달 실업률은 4%로 한국의 상반기 실업률 평균치(4.1%)보다 낮다.

미국은 한국보다 GDP가 12배이고 1인당 GDP도 2배나 된다. 한국이 거대 선진경제를 따라가려면 미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해도 갈 길이 멀다. 성장률마저 역전되면 경제력 격차는 더 벌어진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이 경제개발을 본격화한 1962년 이후 성장률에서 미국에 뒤진 건 1980년과 1998년 두 번밖에 없다.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와 군부 쿠데타가 있었고, 1998년에는 외환위기를 겪었다.

미국 경제의 호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이 요인으로 지적된다. 올해부터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대폭 낮아졌고 개인소득세 최고세율도 39.6%에서 37%로 떨어졌다.
세부담이 줄어들자 개인은 소비를 늘렸고, 기업은 설비투자를 늘렸다.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한 결과다. 감세 조치로 선순환 구조를 실현한 미국 경제의 호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