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패트롤)경상대, 또 다시 ‘경남대’ 교명 변경 추진 논란

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과정서 용역기관이 교명 ‘국립경남대’ 제안
경남대,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경남대’교명 사용 승소판결 받아

국립 경상대학교가 경남과학기술대학과의 통합을 진행하면서 통합대학의 교명을 ‘국립경남대학교’로 바꾸기로해 사립인 경남대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사진=경상대
【창원·진주=오성택 기자】 경남에서는 ‘경남대학교’라는 교명 사용과 관련해 해묵은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립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통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대학통합 용역을 맡은 용역기관에서 통합대학의 교명을 ‘국립경남대학교’로 제시해 ‘경남대’교명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를 재 점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지난달 20일과 지난 2일 각각 경남과기대와 경상대 본부에서 ‘연합대학 구축을 통한 대학통합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먼저 지난달 20일 경남과기대에서 열린 보고회에서 용역을 맡은 한국생산성본부와 삼일회계법인은 통합 학교 이름을 ‘국립경남대학교’로, 영문의 경우 ‘GNNU’로 제시했다.

용역보고회 이후 통합대학 교명에 대해 경상대와 경남과기대 두 대학 구성원들로부터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됐다. 경남과기대 교수회는 피켓시위를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총학생회도 부실한 정보 제공에 우려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용역업체들이 제안한 ‘경남대’ 교명과 관련, 지난 2012년 대법원 확정판결 취지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비난이 쏟아졌다.

용역업체가 제시한 ‘국립경남대학교’라는 교명과 관련, 대학 구성원은 물론 지역 여론까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지난 2일 경상대에서 개최된 용역보고회에서는 ‘국립경상남도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용역기관이 제시한 ‘국립경남대학교’와 ‘국립경상남도대학’은 결국 같은 이름이다. 하나는 경상남도라는 지명을 줄인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풀어쓴 것에 불과해 눈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경상대는 왜 이토록 ‘경남대’라는 이름에 목을 매는 것일까?
경상대는 전국적으로 광역행정구역인 도(道)에 1개의 국립대학이 존재하며 모두가 지명을 교명으로 사용하는 반면, 경남만 특이하게 국립대가 지명을 교명으로 사용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경남’이라는 교명은 지난 1946년 문을 연 경남대가 1971년 교명을 ‘경남대’로 바꾼 이후 50여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1948년 경남도립 진주농과대학으로 출발한 경상대는 지난 1972년 지금의 ‘경상대’로 교명을 변경했다.

경상대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교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전문기관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경상대를 사립대학으로, 경남대를 국립대로 잘못 알고 있었다”며 “경남을 대표하는 지역 거점대학에 걸맞은 위상과 이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남’이라는 교명을 사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대는 경상대측의 ‘경남대’ 교명사용 집착에 ‘황당하고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2012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교명사용 관련 문제가 일단락 됐는데도 여전히 ‘경남대’ 교명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비난했다./사진=경남대
이에 대해 경남대는 한마디로 ‘황당하고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경남대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상황에서 또 다시 ‘경남대’ 교명 사용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한 행동”이라며 “용역업체가 제시했다는 ‘국립경남대’와 ‘국립경상남도대학’이 글자 수만 줄여놓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교명에 집착하는 대신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 학교 위상을 높이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경남대는 지난 2012년 ‘경남대’ 교명 사용과 관련한 법적 분쟁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승소한데다, 70여 년간 교명으로 사용한 점 등을 들어 교명 수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과정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대’ 교명 사용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자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오는 9월 2학기 시작과 함께 공청회를 통해 학생과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교명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 발 물러났으나 ‘경남대’ 교명사용과 관련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