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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무사, 구시대적 불법적 일탈행위"...국방부엔 국방개혁안 격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7 16:52

수정 2018.07.27 16:52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과 계엄령 검토는 그 자체만으로도 있을 수 없는, 구시대적이고 '불법적인 일탈 행위'"라며 "누구보다도 국민을 두려워하는 군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전군지휘관회의에서 '국방개혁 2.0'을 본격 보고받기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밝혔다. 반면, 국방부에 대해선 이날 보고 주제인 국방개혁 2.0안에 대해 "과거 실패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며 "무엇보다 군이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서 기존의 틀을 넘어선 개혁안을 마련해 줬다"고 평가했다. 이는 계엄령 문건을 둘러싼 국방부와 기무사간 공방에 대해 "철저한 규명 작업을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라며 두 기관을 동시에 겨냥했던 전날의 분위기와 달리 국방부에 힘을 실어주고, 개혁 대상인 기무사에 다시 한 번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전군 지휘관들 앞에서 나온 기무사에 대한 직접적인 질타 발언이다. 향후 군과 검찰의 기무사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이 정전협정 65주년인 것과 관련 "오늘에 맞춰 미군 유해 55구가 북한에서 송환돼 오는 좋은 일도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그 끝이 어디일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방개혁 2.0의 비전과 목표는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강한 군대,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대비할 수 있는 군대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질적으로 강한 군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안보 환경은 재래식 전쟁은 물론 사이버테러·국제범죄에도 전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며 "현존하는 남북 대치 상황과 다양한 불특정 위협에 동시에 대비하도록 포괄적 방위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과 한미연합방위 주도 능력 확보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개혁은 정권 차원을 넘어 국가 존립에 관한 것으로, 군 통수권자로서 국방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방산비리에 대해선 "국민을 배신한 중대한 이적 행위"라며 "군이 충성할 대상은 오직 국가와 국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회의에는 송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육군 1·2·3군 사령관 등 군수뇌부 180여명의 지휘관이 총출동했다. 군 지휘관들은 일반적인 회의석상에선 구호없이 거수경례만 한다는 관례를 깨고, 이날은 문 대통령에게 "충성" 구호를 외치며 거수경례를 했다. 심지어 입장 20분 전부터 거수경례와 함께 "충성" 구호를 외치며 연습까지 했다.
일각에선 과잉 충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무리 최근 계엄문건을 둘러싼 내홍으로 군 위상이 추락했지만 관례를 깬 충성 구호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잇따른 군에 대한 고강도 질타와 기강잡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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