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패널 구조적 공급과잉 '발등에 불'

올해 전세계 TV패널, 공급 전년대비 8.7% 증가 전망
수요 증가율은 6%에 그쳐 내년은 대형 이벤트도 없어..OLED로 라인 전환 움직임

"현 디스플레이 업계 상황은 과거 수급 사이클과는 다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패널 가격이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구조적인 공급 과잉 및 비대칭한 공급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LCD 산업에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5일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우려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날 김창한 LG디스플레이 마켓인텔리전스(MI) 담당 상무는 "기존에 예상했던 판가 흐름이 예상과 대비해 낙폭이 가파르고 빠르게 진행된 부분이 있다"며 패널 시장 예측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은 공급과잉이 구조화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패널 공급은 지난해 대비 8.7%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아이리스 후(Iris Hu) 위츠뷰 리서치 매니저는 그 근거로 "올해 세 개의 새로운 팹(공장)이 시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CEC-판다, CHOT, HKC는 올해 8.5세대와 8.6세대 팹을 증설해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TV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1억2334만대에서 올해 상반기 1억3689만대로 늘었다. 주요 패널 업체 중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인 건 중국의 최대 패널업체인 BOE다. BOE는 지난해 상반기 1950만대에서 올해 상반기 2562만대로 출하량을 31.4%나 늘렸다. 특히 10.5세대 공장 가동으로 지난 2·4분기에 65형 패널 출하량이 약 382% 증가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약 2419만대를 출하했다. 지난해 상반기 출하량인 2527만대보다 4.3% 하락한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패널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43형 패널 대신 55형 이상 대형 패널 비중을 늘리며 시장에 대응했다. 하지만 전체 출하량 감소를 막을 수 없었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55형·65형·75형 TV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연구원은 "올해 3·4분기까지는 수요가 뒷받침하겠지만 4·4분기부터는 세트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이뤄지면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는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올해 상반기에 개최된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램프업 속도와 수율 개선도도 빨라지고 있다. 최 연구원이 예측한 올해 패널 수요 증가율은 공급 증가율에 훨씬 못 미치는 6% 수준이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뒤늦게라도 산업의 변화에 대해서 인지하고 전략 수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다행"이라며 "7월 초 32형 패널 가격이 반등한 것도 장기하락 사이클의 시작점에서 단기 상승 추세가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LCD 팹의 전환 시기와 내용에 대해 밝히겠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6년 L7 라인의 생산 품목을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꾸는 등 일찍이 LCD 비중을 낮추는 노력을 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출하량은 1928만대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7% 증가했다.
특히 55형과 65형 패널 출하량은 각각 28.9%, 3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7세대 LCD 생산라인인 P7과 8세대 라인 P8을 OLED 라인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LCD 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1년 이내이며 투자비도 1조원 미만이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