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폭염과 탈원전 그리고 태양광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9 16:53

수정 2018.07.29 17:47

[차장칼럼] 폭염과 탈원전 그리고 태양광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지속되면서 전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예비전력량이 5%가량 떨어진 날이 나오자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수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니 세바가 지은 '에너지 혁명 2030'에 따르면 태양광패널 기술이 발달하고 가격도 저렴해지면 태양광은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고 한다. 태양광은 공짜다. 기술 발달로 태양광패널 가격만 저렴해지면 기존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다. 그 시기가 2030년이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예측이다.


원전은 효율이 높은 에너지인데도 원전 폐기물 때문에 고민이 된다. 또 백혈병이나 암 등 질환의 위협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에너지를 쉽게 빨리 쓰기 위해서 불안한 에너지를 사용할지,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할지에 대한 이슈가 남아있다.

우리나라도 탈원전을 목표로 태양광 설치를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서울 100만가구에 미니태양광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파트나 주택 베란다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해 이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250W의 모듈을 설치할 경우 월평균 1만원가량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니태양광 가격은 60만원대인데 서울시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실제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은 15만~2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아파트 게시판에서 이런 미니태양광 설치 전단지를 본 후 바로 전화를 걸어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했다. 한 달에 1만원씩 아낀다면 1년 반이면 비용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손해보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집에는 근처에 살면서 집안 살림을 돌봐주는 친정 엄마를 비롯해 4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전력량이 크게 감소하진 않았다. 전년 대비 평균 10~30W 줄어드는 데 그쳤다. 비용으로 치면 2000~3000원가량이다. 이달 고지서를 확인했더니 6월에는 195W로 전년 대비 25W 감소했다.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가장 많이 줄어든 달은 1월로 112W가 줄었다.

탈원전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대만이다. 대만은 현재 원전 3기가 가동되고 있고, 2025년이면 원전은 수명을 다하게 된다. 대만은 국민들이 태양광패널을 설치해 대만전력이 구매하는 형식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고 있다. 문제는 최근 전 세계적 폭염으로 전력 공급 예비율이 1.7%까지 떨어진 것이다.
화력발전소 1기만 과부하나 고장으로 멈추면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 대만전력을 방문했을 때 대만전력 관계자는 "태양광에너지로는 높은 퀄리티의 전력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 등 블랙아웃이 되면 안 되는 곳에 전기를 공급하지 못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태양광 에너지는 미래 에너지로 가치가 있지만 언제부터 사용해야 할지는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산업2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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