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신혼들의 필수품 ‘新가전 트리오’ 불티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30 17:00

수정 2018.07.30 17:00

미세먼지 관심도 커지고 워라밸 생활패턴도 확대
신혼부부 수요 늘어나며 가전업계 효자상품 부상
왼쪽부터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LG 스타일러, 코웨이 의류청정기
왼쪽부터 모듈형 공기청정기 삼성 큐브, LG 스타일러, 코웨이 의류청정기

최근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빨래건조기 등 신성장가전이 가전업체들의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필수 가전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 제품들이 신혼 부부들의 필수 가전으로 꼽히고 있다. 그 배경엔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는 한반도 기후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자리하고 있다. 가전 업계는 신성장가전 트리오로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리며 신제품 확대에 나서고 있다.

30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빨래건조기의 해외 판매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를 해외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 26일 2.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건조기, 스타일러(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3인방이 내수 시장에서 굉장히 선전하고 있고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장가전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연간 판매량을 기준으로 2014년 50만대에서 지난해 140만대, 올해 2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조기시장 역시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건조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60만대에서 올해 1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유일했던 의류관리기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 5월 공기 청정 기능이 탑재된 의류관리기를 출시했다. 일주일만에 초도 물량 1000대를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도 의류관리기 신제품을 내달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장가전 3인방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엔 기후 변화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중시 문화가 자리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에 발령된 미세먼지 경보 횟수는 443회에 달했다. 지난해 총 발령 횟수인 334회를 넘어선 기록이다.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과 미세먼지 차단 제품은 필수품이 됐다. 이에 공기청정기 인기도 덩달아 치솟았다. 삼성전자 상품기획 담당자는 "공기청정기가 과거에는 보조적 가전 제품 또는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 주로 구매하는 제품이었다면 최근에는 필수 가전을 넘어 각 방마다 구비하는 제품이 됐다"며 "미세먼지 우려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 번 공기청정기를 써본 소비자들은 그 효용을 경험하고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류관리기 역시 미세먼지가 묻은 의류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꿰뚫었다. 박용주 코웨이 마케팅본부장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가전제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실시를 기폭제로 한 워라밸 중시 문화도 신성장가전 판매 호조에 한 몫 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가사보다는 휴식과 여가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부부 1222만4000쌍 중 맞벌이 부부의 비중은 44.6%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가사 부담을 줄이고 여가 시간을 늘려주는 빨래건조기, 의류관리기와 같은 가전의 판매가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좀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등장하면서 소소하지만 좀 더 나은 삶의 질 추구에 대한 열망이 구매동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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