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신중한 행보 느릿..정체성 차별화 색깔 흐릿

박정희·홍준표와 선 긋고 새로운 정체성 확립 준비중
단계별 체질 개선 평가 속 일각, 당 혁신 걸림돌 우려

사진=서동일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홍준표 전 당대표 등과 선을 그으며 정체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신중한 행보로 체감도는 낮다는 지적이다.

국가주의 탈피를 강조하며 과거 박정희식 모델을 비판한 김 위원장은 홍준표 체제와도 결별을 준비하며 새로운 정체성 확립을 준비중이다.

논란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으나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 작성 논란을 비롯해 차별화의 변곡점에선 제 색깔을 내지 않으면서 차별화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

초재선들을 중심으로 당내 의원들은 아직 김 위원장 체제를 지지하지만, 비대위원장직을 맡은지 2주일이 넘어선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신중한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흔들리고 있다.

■김병준 신중행보 지속

김병준 위원장은 7월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변화의 기조가 약하다는 지적에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서 논박하면 싸움 밖에 되지 않는다"며 "전체 기조를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다"라면서 "지금 정말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그런 문제를 붙들고 우리가 당내에서 갈등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 전체 기조 속에 개별 사안들이 다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반박에도 그의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한국당의 정체성에 변화를 줄 행보는 뚜렷하지 않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판문점 선언 지지결의안이나, 계엄문건 논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고발에 대한 입장 변화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에 그는 한국당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나 다소 정제된 반응을 내놓을 뿐이었다.

판문점 선언 지지결의안에 대해선 "평화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여기에 대한 논리가 먼저 있고 그 다음에 판문점 문제가 거론돼야 된다"고 말했다.

계엄문건 논란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문제는 제기될 수 있겠으나 실행 가능하지도 않다"며 평가절하했다.

■文정부 정책 각세우고..朴·洪과 거리두기

김 위원장은 이같은 신중한 입장 속에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동시에 박정희식 국가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홍준표 전 대표 체제와도 거리를 두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치인은 말이 아름다워야 한다"며 막말 논란을 야기했던 홍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거래서 인하라는 정책적 소신을 강조해 당과 차별화를 두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러한 그의 행보가 단계별로 당의 체질을 바꾸는 단계라는 평가도 있지만, 초반에 눈길을 사로잡지 못한채 지나치게 신중한 입장이 당의 혁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병준 위원장이 기존의 비대위원장과 달리 향후 큰 뜻을 품고 있을 수 있어 행보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이러한 그의 행보가 정책적인 차별화를 시작으로 인적쇄신으로 까지 연결되기엔 많은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초반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