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재개하나…물밑 접촉설

워싱턴DC AFP=연합.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전면적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협상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협상 재개를 위한 사적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보도는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나왔다. 미국은 빠르면 8월 1일 추가 관세 시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산 물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즉각 보복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국간 협상을 위한 구체적 일정과 논의될 이슈, 그리고 회담 형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미국과 중국간 더 많은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두 나라간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은 수주일간 교착상태를 보였으며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과 중국 정부 관리들은 최근까지도 협상 재개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양국 모두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언론들은 무역전쟁으로 인해 우려되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실제로 GM과 포드 등 많은 기업들이 무역전쟁을 이유로 향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협상 재개의 필요성은 미국 보다 중국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 성장세는 둔화됐고 증시는 크게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본 유출 우려도 확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개월 최저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약간 하회한 7월 PMI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반영한 첫 번째 공식 데이터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추가 신호로 간주된다. WSJ은 또 중국 정치국이 이날 미.중 무역전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경제가 직면한 외부로부터의 도전을 강조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는 "중국의 7월 제조업 PMI 데이터는 중국 경제가 이번 분기와 다음 분기에 더 둔화돼 추가 정책 완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리 견해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간 협상 재개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존재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영향력이 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라이트하이저는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훔쳐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세를 통해 그 피해를 상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주에도 중국과의 무역 긴장은 "만성적 문제"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경직된 태도도 양국 협상의 장애물로 꼽는다. 미국과 유럽연합(EU)간 갈등은 충분히 해소가 가능하지만 중국의 통상정책은 이데올로기와 연결돼 있어 미국과의 협상이 한층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제조 2025"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목표라고 분석한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