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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원 기관장에 듣는다]임철호 항공우주연구원(KARI) 원장 "임기내 달 궤도선 등 5~6회 발사계획.. 현안사업 성공 목표"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1 17:14

수정 2018.08.03 14:00

10월 1단형 발사체 시험발사… 75t급 엑체엔진 성능 점검
천리안위성 1호서 성능 업그레이드한 2A호도 올해 발사
여전히 열악한 우주산업 환경… 정부지원·산학협력 등 절실
[정부출연연구원 기관장에 듣는다]임철호 항공우주연구원(KARI) 원장


【 대전=조석장 기자】 오는 10월이면 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2(KSLV2)의 성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1단형 발사체 시험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것이 성공하면 1.5톤급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시험발사가 2021년 초에 이뤄진다. 임철호 항공우주연구원장을 만나 다양한 항공우주과학의 현안을 들어보고 위해 1일 대전 대덕연구특구에 위치한 항공우주연구원을 찾았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주요 연구개발 사업인 한국형 시험발사체에 관심이 큰데.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기본형 75톤급 액체엔진을 실제 발사를 통해 성능을 확인하는 것으로, 오는 10월말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가 예정돼 있는데, 현재 차질없이 준비해 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엔진시스템 등 각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데 이어 마지막 단계로 지난 7월 5일에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까지 무사히 끝냈다. 이 시험은 실제 발사할 로켓과 동일한 모델을 지상 시험장치에 고정시킨 상태로 엔진 연소성능, 발사체방향제어 장치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테스트한 것으로 3차례의 시험결과, 시험발사체의 설계 성능을 모두 만족했다.


―한국형발사체2와 시험발사체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독자기술로 개발중인 한국형발사체2는 3단형 발사체로, 1단에는 75톤급 엔진 4기, 2단에는 75톤급 엔진 1기, 3단에는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에 사용될 75톤급 액체엔진 1기의 실제 비행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형발사체2의 2단과 3단의 형상을 갖고, 3단은 단순히 무게만을 갖는 단순한 1단형 발사체다. 이번에 발사하는 1단형 시험발사체는 75톤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점검하는 발사체로 실제 위성을 발사하는 발사체는 아니다. 1단형 시험발사체 비행에 성공하면 한국형발사체2 개발의 큰 기술적 난관들도 상당부분 해결되는 것이다.

―천리안 위성 2A호도 발사한다고 알고 있다. 기대 효과는.

▲천리안위성 2A호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정지궤도 위성으로 2010년 발사하여 현재 기상 및 해양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천리안 1호의 임무를 승계하는 위성이다. 천리안위성 1호는 프랑스와 공동으로 개발했지만 천리안 2A호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상위성이며, 천리안위성 1호보다 위험 기상상황의 감시.예보 능력이 한층 강화된다. 또 내년 말 발사 예정인 천리안위성 2B호는 국내 최초로 대기환경을 관측할 수 있는 환경탑재체(GEMS)가 탑재되어 한반도 주변국에서 발생해 유입되는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출신으로 쭉 성장해 오셨는데, 소회가 있다면.

▲항공우주산업 얼마 안됐다. 자주국방 실현을 위해 방산쪽에서 시작된 것이 계기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뭘 해야할지 잘 몰랐다. 우리국력으로 볼때 항공우주산업에 투자하는 게 맞나 하는 고민이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90년 중반부터 국내 기술수준이 굉장히 빨라지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발전한게 사실이다. 기업들 경쟁해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발사체 기술이 국내 기술로 성공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기술발전이 급속도로 커진다. 그러면 국민들 기대도 커지고 정부의 지원도 더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으로 항공우주산업을 중시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항공쪽은 나름 많이 성장했지만 우주쪽은 산업규모가 안된다. 인력은 여전히 태부족이다. 한국에서 1년에 쓰는 민간 연구개발(R&D)예산이 20조인데, 미국 NASA가 쓰는 예산이 20조다. 연구인력도 부족하다. 항공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이 15개이고 여기서 배출되는 인력이 한해 몇천명인데 취직은 몇백명 수준이다. 고급인력이 나와도 취직이 안된다. 올해 연구원의 신규 인력도 10명밖에 안된다.

―항공우주연구가 국내 산업발전과 연계되려면 부품국산화와 산학협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부품국산화, 중소.중견기업과 연결 등 국내 항공우주산업 키울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중이다. 항공우주분야 국내 제조산업쪽 매출액 규모가 50억~100달러 수준이다. 관련인력은 1만명 정도다. 한국형발사체 사업이 성공하면 국내 부품산업, 연관산업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우주, 발사체 위성, 한국형 발사체 등 연구소에서 하던 일이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연관산업이 발전하는 형식이다. 부품도 상당부분 국산화에 성공했다. 산업협력에도 신경쓰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예산이 5000-6000억원 가량인데 이중 4000억원 정도를 기업이 쓴다.

―임기중 많은 발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임기내 달 궤도선 발사 등을 포함해 발사가 5-6회 계획되어 있다. 또 개발이 동시에 진해중인 위성이 아리랑 위성 등 8개 정도다. 다들 '운 좋은 원장'이라 하는데 사실 리스크가 큰 원장이다(웃음). 또 수직이착륙 및 고속비행이 가능한 쿼드틸트프롭(QTP)무인기 핵심기술 개발, 미국과의 달 탐사협력, 드론을 이용한 도심형비행이동체 개발, 인공지능을 접목한 항공우주분야 기술개발 등 현안이 많다. 이런 현안사업들 성공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국민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젊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는데.

▲10∼20년 뒤 우리 연구원을 이끌고 나갈 분들은 30∼40대 젊은 연구원이기 때문에 이들의 생각을 연구원의 미래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젊은 과학자들에게 "너희가 할 일 너희가 한번 정리해봐라"고 했다. 올 초 젊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TF를 운영, 항우연의 장기적인 비전을 모색하고 미래 운영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우주항공산업의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저비용 소형위성을 다량으로 쏘아 올려 통신이나 국방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구원은 기업들이 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연구원은 집중해야 한다,

―연구원 내부개혁을 위해 하고있는 일은.

▲연구원은 일하는 풍토가 안전지향이기 때문에 보수적이다. 소통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나를 따르라' 식의 풍토가 남아있다. 애로사항 제안 및 건의사항 이런 걸 활성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연구소는 항상 여유가 없다.
업무에 취해서 여유가 없는 게 안타깝다. 휴가도 간적이 별로 없는데, 간부들부터 휴가 계획을 받고 있다.
경직된 문화가 조금씩 바뀌면 좋겠다.

■약력 △전주고 △서울대 항공공학과 졸 △프랑스, 뽈싸바띠에대 기계공학 박사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 △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 △항공우주연구원장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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