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중국도 강온전략..출구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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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AFP=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이 베이징을 방문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과 7월30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중 무역갈등에 직면한 중국이 강온 양면전략으로 돌파구 찾기에 고심중이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주장하면서도 물밑에서 미국의 의중을 파악해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잠행을 꾀하고 있다. 미국과 정면맞대결이 예상외로 중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는 점을 직감하면서 강온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한 모양새다.

■중국내 미국기업 보복 카드도 등장
미국이 2000억 달러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율을 높이기로 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2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과 물밑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2000억달러 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부과할 관세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중국의 밑바닥을 시험해보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라며 무역전쟁을 진화하는데 전혀 성의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린구이쥔 대외경제무역대학 부교장은 "미국의 이런 행동은 중국의 밑바닥을 알아내려고 저녁에 초대해놓고 괴롭히는 것과 같다"면서 "미국은 양보하지 않은 채 이득만 챙기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중국은 더 많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고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로 보복 조치를 하면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면서 "중국은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잠재적인 관세 영향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도 이날 사설에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해 양보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중미 무역전쟁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중미 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하는데 있으므로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역전쟁 충격 최소화 고심
대외적으로 강경론이 득세하는 반면 중국에 미치는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구를 찾기 위한 노력도 수면 아래에서 진행중이다.

미국이 지난달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에 25% 관세부과에 이어 160억 달러 규모 및 20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나아가 사실상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인 5000억 달러어치 수입품에도 관세부과를 경고한 바 있다.

초반에 동등한 규모로 대응하겠다던 중국 정부도 이같은 관세폭탄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자 당혹스러운 눈치다. 이미 증권시장이 흔들리고 중국 기업들의 파산 위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의중을 파악하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와 정부 관료들은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 기업인들과 싱크탱크 연구원 등을 잇달아 접촉하면서 무역전쟁에 대응할 전략 마련을 위해 부심중이다.

미국 비영리기구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제이크 파커 중국업무 부대표는 "중국 정부는 미국 의중을 파악하고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들어 미 기업 대표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며 "이들은 어떻게 하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산하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 텅젠췬 연구원은 "싸움에 절대 질 수 없다는 어린애와 같은 방식으로 무역전쟁에 임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중국 정부는 지속 가능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