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Bayerishe Motoren Werke)는 독일어 원명 그대로 1916년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설립된 자동차회사다. 애초에 항공기 엔진도 만들던 회사로, 파란색과 흰색으로 원을 4등분한, 프로펠러 모양의 엠블럼은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이를 말해주는 일화 한 토막. 얼마 전 대학에서 가르치는 한 선배가 요즘 BMW로 호사를 누린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알고 보니 버스(Bus)와 서울 지하철(Metro), 걷기(Walking)를 번갈아 이용해 출퇴근한다는, 이른바 '아재 개그'였다.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yolo) 세태'를 반영하는 건가. 근년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세다. 지난해 23만대에 이른 판매고는 올 상반기에 벌써 14만대를 돌파했다. 이 와중에 한국인들의 'BMW 사랑'은 유별난 것 같다. 2009년 이래 수입차 시장 점유율에서 2016년 벤츠에 역전될 때까지 부동의 1위였으니….
2일 영동고속도로에서 BMW 520D 차량에 또 불이 났다. 같은 차종의 화재가 유독 한국에서만 잦자 BMW가 리콜을 결정한 지 1주일 만에 생긴 불상사다. 이에 따라 BMW코리아는 오는 20일부터 사고원인으로 추정되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RG) 모듈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판에 BMW 측의 대응은 안이해 보인다.
한 번 속으면 속인 측이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도 문제라는 말이 있다. 고급 외제차를 타면 잠시 어깨를 으쓱할 순 있을지 모르나 이를 위해 귀중한 목숨을 걸 이유는 없다. 우리 소비자들이 BMW 측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자료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때까지 판매중단 청원 등 적극적 소비자 주권을 행사할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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