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대통령 독대 금지..정치개입 등 폐단 원천봉쇄

보안·방첩 기능만 살리기로 기존 사령부 형식 유지할 듯


그동안 대통령을 독대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며 '정치개입' '민간인 및 군인 사찰' '특권의식' 등 각종 폐단을 저질러온 국군기무사령부의 개혁 청사진이 발표됐다. 국방부 소관 기무사개혁자문위원회(위원장 장영달)는 2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기무사의 대통령령 및 부서령을 폐지하고 보안.방첩 임무와 통수권자가 요구할 때 보좌할 수 있는 순수기능만 살리도록 하는 해체 수준의 재창설 개혁안을 내놓았다.

장영달 기무사개혁위 위원장은 이날 "기무사는 대통령령과 내부령 등의 법령에 의해 존치 및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법령 등 모든 제도적 장치들을 완전히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기무사 요원은 현 인원에서 30% 이상 감축해 정예화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개혁안 3개 안 중에서 최종 1안을 최우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을 어떻게 해야 하는 문제는 기존 사령부 형식을 유지하는 것(1안)과 국방부 장관의 참모기관으로 운영하는 것(2안) 그리고 미래에 입법을 거쳐 외청 독립을 시킬 것(3안)까지 3개 안을 병렬적으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다만 3안의 경우 국회 입법을 통해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차후 시행할 것을 권고한 내용이다. 장 위원장은 3안을 두고 "즉각 실현은 불가능하지만 이런 안도 있겠다며 참고사항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조직개편에선 전국 시도에 배치돼 있는 소위 '60단위 부대'를 전면 폐지하도록 결정했다.

현재 개혁위는 이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최종 개혁안을 보고하며, 이날자로 활동을 종료한다.

■존치하되 해체 수준 재창설?

당초 개혁위 발족 근원은 기무사의 3대 폐단을 개혁하는 취지였다. 장 위원장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나 송 장관이 '기무사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간섭은 전혀 없었다"며 "이러한 간섭이 없었던 이유는 개혁위가 독립적으로 어떤 안을 만들어주면 이것 중심으로 개혁을 해내겠다는 그런 의지 표현 아니었을까"라고 말해 개혁위 활동에 외부압력이 없는 순수 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개혁안에는 기무사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권고안이 담겼다. 기무사는 앞으로 각 군 장교의 정보를 담은 '정황자료'를 없앤다. 보고라인도 달라진다. 그동안 기무사 근력의 근원이었던 '대통령 독대'를 못하도록 규정하도록 했다. 다만 통수권자가 필요시 기무사가 보좌하도록 했다.

개혁위 관계자는 "이번 개혁안은 그동안의 기무사 불법적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지 통수권자의 통수권을 약화시키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만일 통수권자가 기무사에 보좌할 수 있는 일을 지시할 경우에는 (정황자료 등 보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모호한 기무사의 대통령령.부서령을 폐지하고 보안.방첩 등 본연의 임무를 하면서 통수권자나 국방장관의 예외 지시에 따라 별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규정을 명시한다.

■기무사, '시련의 계절'

개혁위는 기무사의 불법적 행태를 제도적으로 근절하고자 지난 5월 25일 6개 분야 14명의 위원이 참여해 발족했다. 국방부는 위원 신분이나 출범 사실조차 철저히 비밀에 부치며 야심차게 추진해왔다. 개혁위가 활동한 약 3개월간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7월 초 기무사가 2016년 세월호 사고 당시 유족을 포함한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터졌다. 뒤이어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위수.계엄령 검토 문건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격노한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해외 순방지에서 비육군 출신으로 구성된 특수수사단을 구성케 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문건에 등장하는 전 부대에 사람을 보내 관련 조사를 펼쳤다.
특수단은 '계엄 문건'에 대해 기무사 실무진 10여명을 비롯해 소강원 참모장(육군 소장)과 기우진 5처장(육군 준장)을 소환조사했다. 계엄 문건 작성에 책임자였던 소 참모장과 기 처장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입건되기에 이르렀다. 이쯤 되자 기무사 관련 논란은 연쇄적으로 폭발, 현재에 이르고 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