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최저임금 인상, 中企 체질개선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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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시급 8350원으로 의결된 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대선 공약과 최근의 어려운 고용·경제 상황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결정이다. 그 결정에 대해서 노사 양측으로부터 격렬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이냐에 대해서는 이해관계나 입장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제는 그것이 우리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최저임금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소득격차와 노동시장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체질이 약한 중소기업들의 어깨 위에 최저임금이 부담을 지우고 있는 점에서 심각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소기업들의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최저임금은 고용악화와 같은 또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필자의 주장이 중소기업들의 경제체질이 개선될 때까지 최저임금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 저임금 환경 속에서는 많은 중소기업이 저임금 따먹기 기업모형에 안주할 것이고, 그들의 원청기업인 대기업들도 중소기업의 체질개선을 지원하기보다는 저임금 의존을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경제는 항상 일정한 외적 자극과 자기 혁신을 통해 발전해왔다. 최근의 최저임금 인상도 적절하게 활용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혁신과 질적 성장을 위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중소기업들이 기술적 측면이든, 조직적 측면이든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 수준을 높이게 되면 그것은 곧 근로자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괜찮은 일자리는 임금 수준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숙련도나 일의 내용, 미래에 대한 전망 등도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이런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최근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중소기업의 대응방안을 알아보기 위해서 많은 중소기업과 지원기관을 방문하고 있는데, 상당히 놀라운 결과들을 보곤 한다. 외부 컨설턴트나 근로자의 참여를 통해 작업방식과 기술을 혁신함으로써(우리는 그것을 일터혁신이라고 부른다) 노동 생산성이나 품질 수준에 개선을 이뤄내는 기업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소기업 운영방식이 아주 합리적이지는 않아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점,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나름대로 구축한 국제경쟁력 저변에 놓여 있는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등을 동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한쪽에서 개발된 혁신역량들을 다른 곳으로 확산해서 범사회적 학습과 혁신을 이뤄내면 최근의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고도 남을 체질개선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들이 산업적으로 응용될 즈음에 있기 때문에 지금이 중소 제조업의 체질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운동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산업역군이었던 베이비부머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그런 사업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과제임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