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37년만에 찾은 딸… 70대 노모의 눈물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3 17:21

수정 2018.08.03 17:21

죽기전에 보고파 올 1월 신고.. 실종수사팀, 극적 상봉 일궈
37년 전 보육원에 딸을 맡겼다가 '생이별'의 아픔을 겪은 70대 노모가 경찰의 도움으로 딸을 찾게 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김모씨(79·여)가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전 잃어버린 딸을 극적으로 만났다고 3일 밝혔다. 사진=구로경찰서 제공
37년 전 보육원에 딸을 맡겼다가 '생이별'의 아픔을 겪은 70대 노모가 경찰의 도움으로 딸을 찾게 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김모씨(79·여)가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전 잃어버린 딸을 극적으로 만났다고 3일 밝혔다. 사진=구로경찰서 제공

"잠시만 맡겨달라"는 부탁은 70대 노모의 평생 한이 됐다. 37년 전 김모씨(79·여)는 13살이던 딸의 손을 잡고 한 보육원으로 어렵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가난한 집안 사정에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김씨가 다시 딸을 찾으러 갔을 때 딸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났다. 김씨가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헛수고였다. 올해 1월 8일 김씨는 서울 구로경찰서를 찾아갔다. "죽기 전에 꼭 딸을 찾고 싶다"며 실종신고를 한 것이다.

구로서 실종수사팀은 딸이 처음 들어간 서울 은평구 보육원을 시작으로 추적에 들어갔다.

경찰은 딸이 입소한 1981년 3월 인근 입소 날짜를 토대로 명단을 확인했으나 실제 딸의 이름이 아닌 '경순'이라는 이름을 확인했고, 같은 해 11월 전북 익산 소재의 한 보육원으로 전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익산 보육원에 '경순'과 비슷한 이름의 입소자 2명을 찾아냈다. 이후 경찰은 김씨의 유전자와 이들의 유전자를 감정했지만 가족 관계인 것을 밝혀내지 못했다.

실종수사팀은 보육원 입소자의 유전자 시료를 보관하는 중앙 입양원과 협업해 김씨의 유전자와 비슷한 유전자를 의뢰했다. 경찰은 올해 5월 김씨와 비슷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해당 여성이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의 딸인 유모씨(51)였던 것이다.


결국 2일 김씨는 딸을 37년 만에 만났다. 김씨는 "이제 찾아와서 미안하다.
내가 죽지 않아서 만나는구나"라고 울먹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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