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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일회용품 남용에 페널티를 주자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5 17:22

수정 2018.08.05 17:22

[차장칼럼] 일회용품 남용에 페널티를 주자

지난 2일부터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단속이 시작됐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여전하다. 머그가 금방 동나 고객이 원해도 머그로 마실 수 없는 경우가 생겨나는가 하면 더위만 식히고 나가겠다며 플라스틱 컵을 고집하는 고객과 직원들의 실랑이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정부가 전에 없이 강한 의지를 갖고 플라스틱 컵 단속을 시작했다지만 이 같은 규제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컵파라치 도입도 하지 않기로 한 만큼 현실적으로 과태료 부과도 쉽지 않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의지 문제가 됐다.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끝까지 매장 안에서 플라스틱 컵을 고집할 경우 점주로서는 이를 강제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일회용품 남용에 대한 심각성은 누구나 깨닫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불편해지는 것 역시 원치 않는다. 이런 이기심이 존재하는 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개인 컵을 가져올 경우 300원가량 할인해 주는 제도다. 그러나 그 정도 할인으로 텀블러 휴대를 독려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기심 때문에 일회용품 남용이 이뤄지는 것이라면 일회용품을 쓸 경우 오히려 페널티를 주는 것이 더욱 효과가 클 게다. 플라스틱 컵을 이용할 경우 고객에게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 어떨까. 일회용품 사용을 비용이 드는 불편한 일로 만들자는 것이다. 일부러 환경파괴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일회용 컵을 쓰는 사람은 없다. 편한 데다 공짜니까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장마철이면 비가 갑자기 올 것을 대비해 사람들은 우산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비가 올 때마다 일회용 비닐우산을 사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같은 맥락에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작은 컵 하나를 휴대해 다니거나 직장에 비치해 두는 일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게다.

어쩌면 매일 가는 카페에서 매번 일회용 컵을 쓰는 것이 매번 일회용 비닐우산을 사서 쓰는 것만큼이나 이상한 일일 수 있다. 너무 쉽게 일회용품을 공짜로 접할 수 있게 된 환경이 일회용품 남용에 대한 죄책감을 갖지 못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 1위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다.


플라스틱 컵을 쉽게, 공짜로 이용할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일회용품 남용을 막는 길이다. 유럽연합(EU)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도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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