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美 국방수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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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에 대해 다시 강도 높은 견제구를 뿌렸다. 미 연방 의회는 지난주 중국의 환태평양훈련(RimPac) 참여 금지와 미국 내 투자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의 2019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 이에 중국이 "냉전시대 제로섬 게임 사고방식"(겅솽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국방수권법은 다음 회계연도에 국방예산을 어디에 써야 할지를 가리키는 나침반이다.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특정국에 각종 제재를 가하도록 유도하면서다. 작심하고 중국을 겨냥한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에 이은 2라운드 대전이 시작된 셈이다. 결말이 어떨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분명한 건 미국이 대중 고율 '관세 폭탄'을 투하했던 1라운드에 비해 훨씬 다채로운 무기를 빼들었다는 점이다.

7160억달러(약 807조원) 규모의 내년 국방예산법안인 이번 NDAA에 대중 정치·군사적 제재방안만 담긴 게 아니다. 중국으로 첨단기술 유출을 통제하는 등 경제제재 밑그림도 포함돼 있다. 중국과 갈등 관계인 대만·인도와의 군사협력 강화 카드가 전자다.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중국의 미국 내 모든 투자를 심사하도록 한 건 후자의 사례다. 특히 미 대학에 개설된 공자학원이나 중국어 프로그램들을 일일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중국의 '문화공격'에 대한 방어 의지까지 담았다.

이처럼 미국이 정치·군사, 경제, 문화 분야를 망라한 대중 견제 '3종 세트'를 동원한 배경이 뭔가. 그것도 사사건건 부딪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손잡고 말이다. 미 조야가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은 필연적으로 충돌한다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는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비스트'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러시아와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중국과 협력해 옛 소련을 봉쇄하는 전략을 실행했던 그가 정반대의 구상을 설파할 정도라면? 중국의 '패권 굴기'를 그만큼 위협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하긴 우리가 지난번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 이를 먼저 예감했을 법하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