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과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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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수지 (단위: 백만달러); 그래프 오른쪽 위부터 중남미, 아프리카, 북북미, 기타 아시아태평양, 기타, 유럽, 중국 /사진=톰슨로이터 데이터스트림, WSJ

중국과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무역전쟁이 시작된 뒤 중국 증시는 급락하는 반면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또 철강, 알루미늄 제품 관세로 미국내 철강 공장이 재가동되기 시작했고, 더 많은 관세를 거두고 경제 성장을 높여 재정적자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추가 관세 압박에 3일 중국이 미국산 제품 600억달러어치에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맞받아치자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트윗으로 이를 되받아 쳤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관세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중국은) 우리(미국)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관세가 “그들(중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중국 경제가 미국의 관세폭탄에 비틀대는 증거로 주식시장 흐름을 들었다.

미국 증시는 무역전쟁 와중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 중국 증시는 충격이 심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자신의 행정부가 물린 관세가 미국내 철강 공장들을 재가동시켰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의 주장은 그의 트윗이 대개 그렇듯이 이번에도 진실과 오류가 뒤섞여 있었다.

■ 중 증시 하락

그의 주장대로 중국 증시는 급락세를 타고 있다.

3일 중국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2위 증시 자리를 약 4년만에 일본 증시에 내줬다. 1월 최고치 이후 7개월여 동안 27%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2900억달러 증발한 탓이다.

이는 미국과 무역전쟁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채증가, 경제성장 둔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른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전날인 2일 트위터에서 중국 증시가 지난 넉달간 27% 하락했다며 또 다시 오류를 저질렀다.

미 재정적자 축소

트럼프는 관세부과로 미국의 재정적자 ‘상당분’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일 트윗에서 “관세 덕분에 우리는 막대한 규모를 갚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침소봉대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관세가 미 재정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해 재정적자 감축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거둬들인 관세는 35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예상액도 380억달러에 그친다.

6월 철강, 알루미늄 관세가 예상액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후 중국 제품에 물리는 관세인상 역시 빠져있지만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적자가 워낙에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어서 재정적자를, 그것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CBO는 GDP 대비 미 재정적자가 지난해 76.5%에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동반되는 올해 이후 큰 폭으로 늘어 2028년에는 96.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을 확대 해석해 미 공장들이 재가동되면서 경제가 성장하고, 덕분에 세수가 더 많이 걷히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도 경제 전체로 보면 이 같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면서 게다가 세수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관세에 따른 경제성장률 저하 효과에 압도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공장 등의 일자리가 더 늘 수는 있겠지만 관세에 따른 자유무역 축소는 경제의 생산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 가운데 하나다.

스웡크는 또 “관세는 보복관세를 부추겨 미 기업에도 충격을 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초 미국이 중국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물리고, 중국도 미국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곧바로 보복관세를 매기면서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트럼프가 지난달말 중국에 대한 3번째 관세인 2000억달러어치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릴 것을 상무부에 지시하자 중국도 3일 미 제품 600억달러어치에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유리한 국면인 것만은 틀림없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수입규모가 1300억달러로 이 가운데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규모가 1100억달러에 이르러 남은 게 별로 없는 반면 미국은 중국 제품 250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물려도 지난해 수입규모가 5050억달러에 달해 여전히 상당규모의 추가 관세가 가능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