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비난 일색 美언론 변화 조짐

루이스센터<美오하이오주>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루이스 센터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글로벌 무역전쟁 위기를 초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과 대(對) 중국 강경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 강도가 최근 약화되고 있다. 트럼프 무역정책을 다루는 미국 등 서방 언론 보도에서 부정적 평가와 우려가 이전에 비해 다소 줄어든 반면 트럼프의 주장이 일부 타당하다는 평가들이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처음 시행되고 무역전쟁 위기가 고개를 들던 금년 봄만 해도 트럼프의 강경책을 대하는 주류 언론들의 시각은 거의 비관적이었다.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는 게임이며 관세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져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논조가 지배적이었다. 중국의 미국산 콩 수입 보복은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에 타격을 가해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공산당이 경제와 언론을 지배하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많았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각해 미국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자주 들렸다.

하지만 그 같은 우려와 비관적 전망들은 아직까지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대신 최근 들어서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과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위협하며 관세율도 당초 밝힌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강력한 가운데 유럽연합(EU)과의 휴전 성사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얼마 전 분석기사에서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농업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농부들은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업은 미국의 수출 산업 가운데 규모가 세 번째로 크며 지난 60년간 흑자를 냈다. 때문에 많은 언론과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으로부터 연간 120억달러 규모의 대두를 수입하는 중국이 대두 관세를 올리면 트럼프가 곤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농민들이 무역전쟁 여파를 우려하면서도 트럼프가 불공정한 무역 관행 시정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최근 칼럼에서 중국은 이제 정말로 트럼프를 두려워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중간선거와 북한 문제를 근거로 제시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 중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공격해 재미를 본 트럼프가 2018년 중간선거에서 중국을 또다시 제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비합리적 무역 관행과 기술 강제 이전 규정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뿐 아니라 서방 세계가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EU와 멕시코와의 무역전쟁에는 반대 움직임이 있지만 중국 견제에는 어느 정도 의견 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루스는 중국이 최근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트럼프에 중국을 공격할 좋은 구실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돌릴 대상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중국이 유력한 후보라는 설명이다.

물론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현재로서는 유리하지만 트럼프가 우위를 점하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성 전망도 나온다.
WSJ은 중국이 신용 확대와 소비 진작을 위해 예상보다 공격적 조치들을 취하고 있음을 주시했다. 경기 부양책이 성장 수치에 반영되기 까지 대개 2 ~ 3분기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은 2019년 초반까지라는 분석이다. WSJ은 트럼프가 내년 초까지 미·중 무역전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