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삼성, 바이오 규제 완화 요청…투자·고용은 전적으로 삼성 몫"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삼성의 투자·인력 고용 계획 발표와 관련 "발표 내용이나 시기는 전적으로 삼성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첫 방문한 김 부총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투자는 기업 자체적으로 결정할 일로, 정부가 종용할 성격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오늘 삼성에서 브리핑한 사업계획 중 구체적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삼성 측에서 진정성을 갖고 굉장히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체적인 금액 등 이야기가 안 나온 이유도 이 부회장이 어제(5일) 귀국했고, 구체적 사업계획을 만드는 과정이라 그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여러달 준비해왔기 때문에 멀지 않은 시간 내 이야기하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전적으로 삼성에 달린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가 삼성을 방문한 건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 부총리가 대기업 총수와 간담회를 갖는 건 이번이 5번째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해 12월부터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과 잇따라 만났다.

당초 이날 두 사람의 회동 후 삼성그룹의 10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투자 구걸' 논란이 일었다.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청와대가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을 두고 투자를 종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자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없으며, (구걸이라는) 일부 표현은 적절치 않고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실제 이날 삼성그룹은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회동 후에도 별도로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종전 4개 대기업은 총수들이 김 부총리와 만난 직후 구체적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부총리는 "이전에 갔던 기업들은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사용한 PPT에 구체적 투자와 고용을 담은 것"이라면서 "기재부에서 기업 측에 투자나 고용을 요청하지도 않았고, 제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에 삼성의 역할에 대해 △미래준비 △상생협력 △투명한 지배구조 등 3가지를 당부했다. 특히 이전 4개 대기업과 달리 투명한 지배구조를 첫 언급됐다는 점이 관심을 모았다.

김 부총리는 "국민들의 지지와 국내외 투자자 신뢰가 중요하다는 차원"이라면서 "그런 부분에 있어 삼성도 같은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 계획 등을 중심으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 측은 정부에 바이오 사업 및 평택라인 증설에 따른 전력 확충, 5G, 외국인 투자 등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총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견이 자주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 내에서 어떻게 다 한목소리가 나오겠나"라며 "어떤 일이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고, 소통으로 좋은 결론을 낸다면 바람직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김 부총리가 도착하기 전 미리 마중을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김 부총리가 도착하자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가볍게 환담을 나눴다.

김 부총리는 방명록을 통해 "우리 경제 발전의 초석 역할을 해내 앞으로 더 큰 발전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이병철 창업주가 감명깊게 읽은 것으로 알려진 '톨스토이 단편집'과 과거 아주대 총장 재직 시설 저서인 '있는자리 흩뜨리기' 등 책 두 권을 선물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