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늘 점심 메뉴는 보신탕인가요

무더운 날들이 이어지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 개식용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 개를 잡아먹었다. 그러나 '영양부족' 시대에서 '영양과잉' 시대로 접어들고, 반려동물인구가 1000만명을 넘으며 개식용 문화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개식용 반대에 항상 따라오는 말들이 있다. '개만 불쌍하냐' '소, 돼지, 닭은 안 불쌍하냐' 등이다.

그런데 '몸보신'을 위해 개식용을 한다는 사람들은 과연 식용견 농장과 개도축장의 현실을 알고 있을까. 개농장을 방문할 때마다 힘들었던 것은 불쌍한 개들의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개농장의 환경이 말 그대로 너무 더럽기 때문이다.

농장의 개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한다. 보통은 동네식당에서 내다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온 후 큰 솥에 끓여 각종 항생제를 섞어 급여한다. 지금같이 더운 날에는 파리가 꼬여 상한 잔반 위에 구더기가 득실댄다. 이마저도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는 것이 농장의 개들이다.

상한 잔반 섭취로 설사를 하는 탓에 개들의 위생은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피부병으로 털이 듬성듬성 빠져 있으며, 앞에서 죽임을 당한 친구들을 본 트라우마로 공격성이 발달해 서로 물어 죽이기도 한다. 썩은 음식물쓰레기, 피부병, 항생제 덩어리, 스트레스가 쌓인 개들의 고기를 먹고 과연 사람 몸이 건강해질 수 있을까.

심지어 많은 이들은 주변 권유에 의해 개식용을 하게 된 것으로 드러나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동물자유연대가 지난달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개식용 인식 설문조사 결과, 개고기 섭취 경험자는 52.5%로 이 중 74.4%는 '주변 권유'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체 응답자(1006명) 중 절반 이상인 59.6%가 개고기 섭취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느낀다는 응답은 단 15.7%에 불과했다.

부정적으로 느끼는 이들 중 74.8%는 개고기 섭취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결국 전체 응답자 중 최소 39.1% 이상이 개식용 권유를 받은 경험이 있고, 상당수는 개식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어 '권유 자체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개가 반려동물이라서가 아니다. 몸보신을 위해 '보신탕'을 선택하기 전에 농장의 개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생활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