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미국기업에 대한 관세·비관세 보복 감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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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창원 특파원】중국 정부가 미국기업을 겨냥한 관세, 비관세 수단을 총동원해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중국내 진출한 미국기업들을 겨냥한 ▲수입절차 지연 ▲불필요한 인허가 방식 도입▲까다로워진 수입품 전수검사 등 중국 당국에서 최근 강화한 잇단 조치들을 보도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라 한국 기업들에 대해 취해진 보복 조치와 유사한 패턴이 미국 기업들이게도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관지연·인허가 강화 징후
미중 무역전쟁으로 다양한 맞보복 카드를 고심중인 중국이 자국내 진출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복행위를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임스 짐머맨 전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은 SCMP에 "중국 세관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고의로 지연하거나, 당국이 (미국 기업에 대한) 일상적인 인허가를 불필요하게 지연하는 교묘한 방식으로 보복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세관 지연과 인허가 과정의 변화는 수출입 기업의 과도한 추가비용을 발생시킨다. 유통기한에 치명적인 식음료 수입 업체의 경우 이같은 상황에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같은 중국 당국의 변화로 인해 미국의 한 기계장비 부품 제조업체는 미국 본사가 중국 법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600만 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수입품에 대한 검사도 예전에 비해 부쩍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비영리기구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의 제이크 파커 부대표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자동차 회사가 부품 등을 수입할 때 이전에는 전체 물품의 2%만 검사했으나, 이제는 중국 당국이 전수 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이 위생, 광고, 환경 등의 법규를 위반했는지 더욱 엄격한 점검을 벌이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막중한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파커 부대표는 "문제는 이러한 보복과 미·중 무역갈등의 인과 관계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많은 사례를 알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결코 이러한 (보복) 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 카드 발동하나
중국이 비관세 카드를 동원할 것이란 관측은 최근 중국이 미국의 관세부과에 맞서 600억 달러 규모의 맞보복 카드를 꺼낸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를 발표할 때 중국도 동등한 규모의 맞대응 기조를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와 관세율 상향조정을 검토키로 한 규모에 한참 못미치는 600억 달러 대의 맞보복 카드를 꺼냈기 때문. 이를 두고 중국 관영언론들은 중국이 정밀 타격식 보복 스탠스로 전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6일 논평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세 부과 규모가 2000억 달러와 600억 달러로 차이가 나는 것은 양국의 무역 형태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대신 중국의 보복은 '정밀 타격' 형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량은 4298억 달러이지만, 대미 수입량은 1539억 달러에 그쳤다. 수입량 자체가 2000억 달러 미만에 그치기 때문에 60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정해 정밀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2000억 달러를 넘어 5000억 달러의 관세부과를 할 것이란 예측을 못해 기존 동등한 규모의 맞대응 관점에서 정밀 타격 관점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정밀타격 관점에서 미국의 특정산업을 정조준했다는 논리도 전개했다.
이와 관련, 바이밍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천연가스 수출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의 이 같은 대응은 미국 천연가스 기업들에 중국과 같은 좋은 무역 파트너를 잃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의 추가 관세 부과 리스트에는 소고기, 양고기, 꿀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검토중인 2000억 달러에는 못미치지만 미국 기업 혹은 산업에 타격을 줄 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