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3일부터 160억弗 中제품에 ‘25% 관세’

中도 품목별 ‘정밀타격’ 준비.. 무역전쟁 한층 격화
中 제조 2025 품목 정조준.. 美 재계는 "역효과" 맹비난

【 서울·베이징=서혜진 기자 조창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23일부터 160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혀 미·중 무역갈등은 더욱 첨예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앞서 관세부과를 예고한 중국산 제품 500억달러 가운데 34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부과한 뒤 이어진 후속조치다. 이에 대해 중국은 정밀타격 방식으로 미국의 공세에 맞선다는 입장이어서 미·중 무역갈등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美, 지재권 침해 대응조치

미 무역대표부(USTR)는 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 같은 관세부과 방침을 밝히며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설명했다. USTR은 이번 조치가 "무역법 301조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과 대상은 당초 예고된 284개에서 279개로 다소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플라스틱·화학제품, 철도차량 등 철도장비, 오토바이, 전기모터, 증기터빈 등 '중국제조 2025' 수혜품목이라고 지목해온 제품들이 주요 타깃이 됐다.

반면 선적컨테이너와 부양식 독(docks), 목재·플라스틱 등에 쓰이는 절단기계, 해조류에서 추출되는 알긴산, 날염 및 치과 인상(dental impression) 등 5개 품목은 공청기간에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돼 최종 목록에서 빠졌다.

이날 USTR 발표에 미 재계는 실망과 우려를 나타냈다. 마이런 브릴런트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당신이 농부나 어부, 공장 근로자라면 한 가지는 확실하다. 관세가 장기적인 미국 경제 성공에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인 대중 관세부과를 계기로 미·중 무역갈등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달 6일 의견수렴 기간을 마치면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中 "결국 제 발등 찍을 것"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해소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미국의 거센 압박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인민일보는 8일 1면 평론에서 "중국은 비바람을 겪고 나서야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서 "중국은 글로벌 시대에 평화, 상생 협력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시대흐름을 거슬러 관세장벽을 치고 패권 몽둥이를 휘두르는 나라들은 결국 제 발등을 찍게 되기 마련"이라고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내부결속을 강조했다.

중국은 기존의 동등 규모의 맞보복 대신 자국산업은 최대한 보호하면서도 미국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밀타격' 보복플랜을 가동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미 정부가 2000억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율 상향 검토를 발표하자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25%, 20%, 10%, 5%로 차별화해 부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액수 면에서는 미국의 보복 규모에 못미치지만 품목별 관세율을 차별화한 게 주목된다.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수입해 대체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선 높은 관세를 매기는 방법을 쓴 대신 항공기, 차부품, 의료기기 등 대체재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품목에는 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 중국 기업들의 숨통을 터준 것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