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연내 700조 돌파 눈앞 ...뭉칫돈 은행으로

오는 연말 은행 정기예금 규모가 7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정기예금 증가 규모가 지난해 2배에 달하는데다 하반기 예대율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릴 수 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정기예금(말잔 기준) 규모는 654조1753억원이다. 이는 전월 656조5132억원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정기예금 규모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월 약 10조씩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은행들이 이를 정기예금 금리에 반영했고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처를 찾지못한 자금이 은행에 1년 혹은 2년씩 머물다보니 생긴 결과다.

올해 정기예금의 증가액은 상반기 기준 26조978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 4104의 약 2배 규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정기예금 금리가 그렇게 높다고 볼수 없지만 그럼에도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지금은 부동산, 주식도 모두 확신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은행 정기예금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의 잔액기준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는 1.83%(6월 기준)로 여전히 2%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앞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예금을 예치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의 예대율 산정때 가계대출에 15%의 가중치를 두고 기업대출은 15% 내려 적용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예금과 기업대출을 늘리거나 가계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비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들은 특판 예금판매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도 정기예금에 몰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정기예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폭염 탓에 전기료 인하 등 물가 요인이 있어 당장 내달 기준 금리 인상은 어려워 보이지만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 더 큰 폭의 역전은 위험하기 때문에 결국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은 뉴욕사무소가 발간한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미국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1%에 이른다. 한은이 8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고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올리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최대 0.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