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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Leisure]강원도 횡성, 한우만 유명한게 아니었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9 16:54

수정 2018.08.09 16:54

태기산 풍력발전기·병지방계곡·고랭지 토마토…
산 물 바람 그리고 축제가 있는 강원도 횡성
능선따라 들어선 대형 바람개비 시원한 바람이 무더위 내쫓아
12일까지 둔내 고랭지 토마토 축제 일교차 커 육질 단단하고 당도 높아 토마토 풀장에서 보물찾는 행운도
강원도 횡성 청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은 여행객이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난 나무데크 길을 걷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강원도 횡성 청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은 여행객이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난 나무데크 길을 걷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 횡성(강원)=조용철 기자】 전국이 폭염과 열대야로 펄펄 끓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도대체 어디로 피서를 가야 더위를 피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여름 뜨거운 열기를 피해 산으로, 계곡으로 숨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보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전국적인 폭염과 열대야에 지친 여행객들이 휴가시즌과 맞물리면서 시원한 강원도를 찾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횡성은 비교적 한갓지면서 가족과 함께 신나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피서지가 넘친다.

태기산 풍력발전기 조형물
태기산 풍력발전기 조형물

횡성 최고봉인 태기산(1261m)은 산세가 웅장하고 주변의 산과 들판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 으뜸인 명산이다.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이곳에 산성을 쌓고 신라와 최후 항전을 벌였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가장 쉽고 빠르게 태기산을 오르고 싶다면 둔내와 면온 사이 고갯길 정상인 양구두미재(980m)까지 자동차를 이용하면 된다. 여기만 올라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정상 부근에 군부대가 있고 능선을 따라 20여기의 풍력발전기가 들어서 있다. 양구두미재에서 태기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약 4㎞. 걸어서 가더라도 많이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고맙게도 차를 이용해서 오를 수 있다. 다만 차량을 이용한다면 비포장 구간의 경우 배수로를 깊게 파놓았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는 턱을 넘기 버겁다. 차체가 높은 SUV 차량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넘어야 한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좌우로 펼쳐지는 풍력발전기의 전망도 좋지만 대형 바람개비가 연신 돌아가며 내는 바람소리도 온몸을 시원하게 만든다. 도로에서 횡성 방향으로 이어지는 숲속 구간에는 국가생태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태기왕전설길, 낙수대계곡길, 청정체험길 등 각각의 이름이 붙여져 있는 탐방로를 따라 각종 야생화를 심어 산림욕장과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태기왕전설길 초입에는 '하늘 아래 첫 학교'로 유명한 태기분교가 남아 있다.

병지방계곡
병지방계곡


장쾌한 풍력발전기의 모습과 풍력발전기 뒤로 보이는 산과 들판을 뒤로 하고 병지방 계곡을 찾았다. 횡성군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이 지역은 물이 맑고 풍부하며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경치가 빼어나다. 계곡 일대는 개복숭아나무 등 수목이 울창하다. 특히 선녀탕 일대는 갖가지 기암괴석과 들꽃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주위에 가락골, 고든골, 샘골, 주춧골 등의 작은 지류들이 흐른다. 외부에서 접근하기가 어려운 탓에 체류형 산촌휴양지로 적합하다. 6600㎡ 규모의 종합캠핑장에는 오토캠핑장, 주차장, 음료수대, 운동시설 등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야영하기에 좋다. 다이빙을 하고 헤엄을 칠 수 있을 정도의 깊이라서 병지방 계곡 곳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이 많다. 깊은 골짜기의 크고 작은 바위 사이를 비켜가며 흐르는 계곡물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계곡물의 밑바닥까지 살펴볼 수 있는 맑은 물과 숲속에서 불어오는 청량한 공기를 맡고 있으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싹 풀린다.

태기산 정상의 서늘한 바람과 시원한 병지방 계곡물에 발을 담가봤다면 이제 청태산 자연휴양림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보자. 청태산(1200m)은 태조 이성계가 관동지방을 가다가 아름다운 산세에 반하고 큰 바위에 놀라 '청태산(靑太山)'이라는 휘호를 내렸다고 한다. 청태산자연휴양림은 천연림과 인공림이 잘 조화된 울창한 산림을 보유하고 있다. 휴양림에서 청태산 정상까지는 6개 등산로를 통해 오를 수 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이용이 가능한 약 800m 길이의 데크로드가 울창한 잣나무 숲 사이로 놓여 있어 누구나 쉽게 숲을 접할 수 있다.

둔내 고랭지 토마토축제
둔내 고랭지 토마토축제


탱글탱글한 모양에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토마토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건강식품 중 하나다. 어느 농산물이나 이제는 먹고 싶다면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시대지만 제철에 먹는 농산물이 더욱 영양가가 높다. 횡성에서 생산하는 토마토는 서늘한 기후 덕분에 보다 천천히 익는다. 완숙 토마토가 되기까지의 시간도 길어 땅과 태양, 바람에게 더 많은 영양소를 받는다. 산지에서 구입한 잘 익은 제철 토마토는 어느 보양식도 부럽지 않다. 횡성에서도 둔내의 고랭지 토마토가 유명하다. 둔내 고랭지 토마토는 청정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그리고 비옥한 땅에서 재배 생산돼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며 저장성이 좋기 때문이다.
방울토마토, 찰토마토, 가공용 토마토 등 다양한 토마토가 생산된다. 이처럼 '최고의 토마토와 함께하는 여름 최고의 가족 축제'로 유명한 둔내 고랭지 토마토축제가 10일부터 12일까지 횡성군 둔내면 자포곡리 일원에서 열린다.
토마토풀장에서 즐기는 대박 보물찾기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토마토가 가득한 풀장에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신나게 뛰어 놀다보면 한여름 더위도 느낄 새가 없을 듯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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