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반도체' 찾은 삼성, 글로벌 M&A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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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5G 등 미래사업 낙점 신규투자 밝힌 180조원중 인수합병에 20조 쏟을듯
하만급 해외 전장업체 물망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차량용 전자장치) 등 4대 미래사업을 낙점한 삼성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시설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최대 45조원이 미래사업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의 4대 미래사업은 이미 어느 정도 사업화를 넘어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 삼성의 미래사업은 수년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돼왔다.

전날 삼성이 발표한 180조원의 투자계획 중 국내 투자 130조원을 뺀 50조원이 해외 투자 금액이다. 이 50조원 가운데 30조원은 중국·인도·베트남 등 해외 공장의 설비투자에 쓰이고, 나머지 20조원이 M&A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삼성은 국내 투자 130조원 중 25조원을 4대 미래사업에 쓰겠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의 M&A를 보면 AI, 사물인터넷(IoT), 전장 등 거의 미래사업에 집중됐다. 20조원의 M&A 투자금을 더하면 최대 45조원가량이 미래사업에 쓰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16년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7000억원에 하만을 사들인 삼성은 여전히 다수의 글로벌 전장기업을 장바구니에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룡' 하만을 인수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하만의 2·4분기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 내에 전장사업팀은 만든 지 3년째지만 인력은 50명 안팎에 불과하다. 사업 진출이 늦은 만큼 M&A를 통한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가 되자는 게 삼성의 전략으로,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삼성의 미래 계획은 현실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지금까지 다섯차례 해외출장 길에 올랐다. 3월 말부터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AI 관련시설을 둘러봤고,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와 만났다. 이어 일본과 유럽에선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와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의 행보를 볼 때 전장과 AI 관련기업의 M&A 소식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관계자는 "삼성의 전장사업 전략은 반도체처럼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이 부회장이 직접 복수의 업체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이 부회장의 출장에 그 해답이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영어의 몸 탓에 협상이 지지부진했는데 이를 매듭짓기 위해 이 부회장이 동분서주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은 전날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3년간 총 180조원을 신규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또 AI·5G·바이오·전장을 4대 미래사업으로 확정했다. 삼성이 전략사업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것은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발표한 5대 신수종사업(태양전지·차량용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이후 8년 만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