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미중 무역전쟁, 韓 글로벌 생산 전략 다시 짜야"

미 최대 민간 우호증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톰 번 회장이 "미·중 통상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은 글로벌 생산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톰 번 회장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서 한국의 국가신용평가를 담당했던 전문가다.

번 회장은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에 대한 미국측 시각과 한국에의 영향 좌담회'에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슈퍼 301조 적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번 회장은 1998년 국제구제금융(IMF)의 외환위기 전후부터 20년간 무디스에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한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부활시켜 모든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폭탄을 부과하고 나섰다. 또, 부활을 추진중인 '슈퍼 301조'는 불공정 무역행위를 한 국가에 대한 포괄적, 징벌적 관세 부과가 가능한 법안으로 지난 1997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발동된 바 있다.

아울러 톰 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통상공세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하원의 소극적 대처로 변화 가능성이 낮은 만큼 미중 무역전쟁의 샌드위치에 낀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글로벌 생산망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통상환경과 대미 투자환경 악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생산망 전략을 원점에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번 회장은 "현재 한국 기업의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비율 등을 감안할 때 현재 미중 통상전쟁이 당장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단초인 중국의 지재권 보호 소홀,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등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미중 통상전쟁에 따른 세계교역 위축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한국의 대외의존도가 77%에 이를 정도로 높고, 최근 10년간 해외 투자가 외국인투자 유치액 대비 3배에 달할 정도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미중 통상전쟁이 한국 경제의 대외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어려운 국내외 경제여건을 헤쳐 나가도록 혁신성장 규제완화 등 기업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현재와 같은 통상전쟁 형태보다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다른 국가와 협력 형태를 취했어야 한다"며 "우리 통상당국에 대해서는 한중일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완결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 가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