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경제 투톱(장하성-김동연)' 갈등설…규제개혁 장애물 되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오른쪽)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불화설이 청와대의 부인에도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경제 투톱’으로 불리는 두 사람간 갈등설이 확산되면서 경제정책 기조에 혼선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를 촉진시키겠다는 최근 정부 기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수면 위로 올라온 갈등설
지난 6일 김 부총리의 삼성전자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 정책실과의 이상기류가 형성됐다. 이른바 ‘투자 구걸’ 논란에 휩싸이며 한동안 잠잠했던 두 경제 수장의 갈등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갈등설은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면서 본격 공론화됐다.

박 전 의원은 “최근 청와대와 정부 내 갈등이 있다”며 “(정부가)대통령 말도 안 듣고, 자료도 안 내놓으며 조직적 저항에 들어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실명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정황상 장 실장과 김 부총리를 두고 나온 얘기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두사람간 불화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저임금인상 등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정책을 두고 두 사람은 잦은 의견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은 국민 소득을 늘려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김 부총리는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혁신성장론자'다.

경제 수장들 간 경제정책 방향과 속도를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자칫 경제정책 혼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관가에선 경제 컨트롤타워를 두고 ‘장앤김이냐, 김앤장이냐’하는 농담도 나온다. 두사람은 지난 7월6일 조찬회동을 시작으로 격주에 한 번씩 만나 정책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아직 두 번째 회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불화설에 힘이 실린다.

■文대통령, 김동연 손 들어주나
두 사람의 갈등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규제개혁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친기업 행보가 결국 김 부총리의 경제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지난 6월 윤종원 경제수석이 청와대 경제팀에 합류하면서 이같은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수석 교체시기와 엇물려 소득주도 성장 효과를 보기 위해서 기업들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쪽으로 문 대통령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을 것이란 예측이다.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변화를 놓고 벌어지는 진보진영 내부 갈등도 두 경제 수장 불화설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정책연대를 하고 있는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 정부에 직접적인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정부의 규제개혁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우는 장 실장의 입지가 줄어들면 진보진영의 반발 또한 더욱 거세져 문 대통령도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팀 교체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청와대 정책실과 함께 김동연 경제팀 모두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제노선을 두고 힘겨루기만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