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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대책 '발등의 불' 다시 SOC 투자 늘린다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2 17:14

수정 2018.08.12 17:14

文정부 핵심 소득주도성장 성장률 하락 등 한계 노출
생활밀착 SOC 투자 늘리고 규제 낮춰 혁신성장 유도
성장률 하락·일자리 급감 등에 직면한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잇따라 선회하고 있다.

정부 출범 후 핵심 경제정책이었던 분배 중심의 소득주도성장은 외려 소득분배 악화, 경제 활성화 저하 등 한계를 노출했다. 이에 올해 정책의 무게추는 사실상 규제완화를 통한 혁신성장으로 크게 기울어졌다. 또 정부는 내년 토목, 도시재생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할 방침을 시사하고 나섰다.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계획됐던 SOC 예산 감축 기조를 1년여 만에 급선회한 셈이다. 주택시장 규제 강화와 SOC 예산 감축으로 건설경기가 급랭할 조짐을 보이자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SOC 투자에 'SOS'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SOC예산 감축' 1년 만에 선회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SOC 관련 예산은 3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집행된다. 먼저 건설·토목 등 전통적 의미의 SOC다. 올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관련 예산은 17조8000억원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돼 총 19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내년에는 올해 이상으로 예산을 증액해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올해 8조원 규모로 편성된 도시재생 등 생활혁신형 SOC 역시 대폭 증액한다. 또 SOC 분야로 포함되지 않지만 지역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생활 SOC도 7조원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SOC 관련 예산만 35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출범 후 SOC 예산 증액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대신 보건·복지·고용 부문에 대한 예산을 대폭 늘렸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함께 SOC 투자까지 줄어들면서 건설경기도 급격히 침체됐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건설투자는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지면서,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 0.2%포인트를 기록했다. 2·4분기 전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만큼 끌어내리는 효과를 낸 것이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성장률 2.9%, 3.1%를 기록할 당시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1.5%포인트, 1.2%포인트씩 상향하는 효과를 낸 것에 비해 기여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최근 일자리의 급감도 SOC 예산을 늘리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목표치를 연초 32만명에서 18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낮췄다. 실제 국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치고 있는 가운데 6월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전년 대비 24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이 중 상당수가 건설업 종사자로 추정된다. 다만 다른 산업과 연관이 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만 이처럼 상당수가 비정규직·단기직 위주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기업 투자활성화 방안 잇단 시행

정부의 경제정책도 혁신성장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개 대기업 총수 등과 잇따라 회동하며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향적 규제완화를 약속하자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 발표로 화답했다.

정부는 혁신성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실제 김 부총리는 최근 "'플랫폼경제(산업 인프라 기술)'와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에 내년 최소 5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달리 정부가 출범 후부터 강조했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행보와 언급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설계한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경기를 부양한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성과가 좀처럼 나지 않자 김 부총리가 주도하는 혁신성장을 중심으로 정책의 '키'를 쥐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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