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올랐지만 소비자 외면 우려.. 식품업계 "제품값 못 올려요"

겉으로는 "특정 재료 하나 올랐다고 제품 가격 못올려"
속으로는 "인상 요인 많지만 올릴 분위기 아냐" 한숨
최저임금 상향·주52시간 근무제도입 이어 부담 또 떠안아

한 소비자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서울우유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우유가격 인상이 본격화 되면서 커피, 빵, 케익 등 우유를 재료로 하는 제품들의 원가도 올라가게 됐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우유가격 인상까지 겹쳤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당장의 비용 부담 보다 가격인상의 역풍이 더 걱정된다"며 "비용은 다 올랐는데 가격만 올릴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2일 SPC·CJ푸드빌을 비롯한 제과·커피·식품업계는 서울우유의 출고가격 인상에도 당분간은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을 전망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우유가 커피나, 빵, 케익 등을 만드는데 투입되는 수많은 비용중 하나일 뿐이어서 특정 재료의 가격이 올랐다고 판매가격을 높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형 식품업체 관계자는 "우유의 경우 장기 계약을 해놓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바로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 "편의점에 공급하는 PB우유 같은 경우 오를 수 있겠지만 빵이나 커피 가격이 바로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유가격이 중요하지만 수많은 재료중 하나일 뿐이어서 특별히 가격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우유는 전일 흰우유 출고가격을 16일부터 3.6% 인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원유기본가격이 5년만에 올랐고 최저임금 상향,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누적된 인상요인들을 이번에 반영했다. 매일유업은 내부적으로 인상여부를 검토중이고 남양유업은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유가격 인상에도 다른 유업계가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내심은 씁쓸하다.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우유 출고가 인상까지 가격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면서도 "사회적인 분위기가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결국은 원가부담을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도 "제품별로 소비자가 지불 의향이 있는 가격대가 있기 때문에 우유가격 인상을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요즘같은 시대에 가격을 올리지는 못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다만 "모든 비용이 오르는 상황인데 판매가격만 올리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 아니냐"면서 답답해 했다.


한편 아이스크림과 빵의 경우 우유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우유 보다는 탈지분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것과 달리 우유를 사용한 제품이 과거 보다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