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전쟁 총구, 저개발국가들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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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태 25개 국가 대상으로 GSP 적용 적합성 검토 작업 
올 가을에는 동유럽·중동·아프리카 겨냥해 GSP 검토 시작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정책, 양자간 무역 불균형 해소에 주력

AP=연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루이스센터에서 지원유세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무역전쟁 대상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경제 대국들을 넘어 저개발 국가들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통상 공세에 저개발 국가들이 포함된다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양자간 무역 불균형 해소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저개발 국가들의 대(對)미 수출에 적용되는 관세 특혜의 적격성 여부를 폭넓게 검토해왔다. 일반특혜관세제도(GSP)로 불리는 미국 정부의 특별 프로그램에 입각해 많은 저개발 국가들은 특정 상품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대미 무관세 수출 혜택을 박탈할 대상 국가로 터키를 지목했다. 미국은 군사 우방인 터키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터키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도 미국으로부터 일부 관세 면제 특권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미국이 관세 특혜에 대한 검토 작업을 본격화 하면서 GSP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국가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GSP는 1976년 미국이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 개발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이 저개발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도 사용돼 왔다. 현재 피지에서 에콰도르에 이르기까지 세계 121개 국가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수천개 품목이 특혜 관세 혜택을 받는다. 2017년 기준 GSP 혜택을 가장 많이 입은 나라는 인도, 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콰도르, 캄보디아, 파키스탄 순이다. GSP 프로그램을 이용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상품들은 자동차 부품, 철합금, 보석, 석재, 고무 타이어 등이다.

WSJ은 USTR에게는 특정 국가에 주어진 GSP의 적합성 여부를 언제든 검토할 법적 권한이 부여돼 있다고 전한다. USTR은 현재 25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GSP 자격 유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평가는 금년 가을 시작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미국으로부터 GSP 혜택을 취소당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USTR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특혜를 받는 나라들이 미국에도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시장 접근권”을 허용하고 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 무역센터의 데보라 엘름스 사무총장은 WSJ에 미국의 GSP 조정 방침은 무역 상대국들을 압박해 미국이 원하는 쌍무 무역협정을 체결하거나 다른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2016년 기준 GSP를 이용해 이뤄진 수입은 약 190억달러로 미국 전체 수입액 2조 2000억달러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저개발 수출국들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GSP 옹호론자들은 저개발 국가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일부 품목에 관세 혜택을 계속 부여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GSP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양자간 무역 불균형 해소를 주요 목표로 설정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과 궤도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소재 글로벌 개발센터의 객원 연구원 킴벌리 엘리엇은 “어떻게 하면 무역을 보다 상호 호혜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 미국 통상정책의 추세라고 설명한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