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의 공연시장 진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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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생각을 안했던 건 아녜요. 이미 수년 전부터 시스템을 개발해 놓았어요. 하지만 아직까진 종이 티켓을 좋아하시는 분이 많아서 단지 적용 시기를 보고 있을 뿐이에요."

최근 카카오가 대학로 한 공연장의 네이밍 계약을 하면서 공연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를 하고 난 며칠 후 경쟁사 관계자에게 들은 말이다.

모바일 티켓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은 이미 다 확보하고 있지만 관객의 선호도가 여전히 종이티켓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종이 티켓을 수집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고, 또 종이 티켓을 선물하는 고객층이 있기에 기술은 이미 갖추고 있지만 그간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모바일 티켓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구구절절한 설명을 들으면서 오히려 굳이 하지 않아도 지금껏 잘 살아왔으니 과한 투자할 것 없이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하는 속내가 느껴졌다.

선제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간만 보다 보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20여년 전부터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불렸던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도 모바일 티켓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이 아이러니하다.

모바일로 티켓을 발급받으면 공연장이나 경기장, 공항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공간에서 종이 티켓 발권으로 인한 혼잡도를 줄일 수 있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약하고 공연장에 도착해 다시 종이 티켓을 발급받기 위해 다시 줄을 서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기술개발과 상용화로 인해 2차 산업군을 형성할 수 있다. 플랫폼은 시너지를 만든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안에 공연 예매서비스 추가를 고려하는 것도 그 안의 이모티콘 및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뜬 QR코드 티켓을 읽고 자리를 안내하는 무인 수검표 시스템 및 키오스크를 공연장의 입구에 도입하면 인력 운용과 운영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전국의 각 공연장과 미술관 등에 현재 인공지능(AI) 스피커와 같은 스마트 수검표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기기와 관련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각 공연장과 미술관은 방문하는 공연 및 전시 관람자와 관련된 빅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쉬워진다. 카카오의 공연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국내 공연시장에서 불어올 변화의 바람을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문화스포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