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 모르는 트럼프 후퇴만 남은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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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제품 2000억달러에 예상보다 높은 25% 관세 검토
中, 마땅한 대응카드 없어 美 자극하는 보복 대신 경제 경착륙 막기 나서


중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미국의 무역전쟁 강공 드라이브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을 포함해 대부분이 예상했던 것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 전선을 확대해 압박을 가한 뒤 한 발 물러서는 전략을 택하기보다 강공 일변도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미국이 중국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물리고, 중국이 그 보복으로 미국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보복관세를 물리면서 시작된 주요 2개국(G2)간 무역전쟁이 중국의 기대와 달리 점점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관세 대상 중국제품 전체 수출 11%

중국 정책담당자들과 교분이 두터운 중국의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트럼프의 행보에 당혹해 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가 그저 경계를 확대하기 위해 압박을 시도한 뒤 (적절한 시점에)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기대와 달리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중국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상무부에 지시했다. 당초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관세율을 대폭 끌어올리도록 한 것이다.

관세가 현실화하면 관세 대상 중국제품은 모두 2500억달러어치가 된다. 중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 5050억달러어치의 절반에 해당하고, 중국 전체 수출의 11%를 차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23일부터 중국 제품 16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매긴다. 그래도 아직은 맛보기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160억달러어치라고 해도 중국 대미수출 규모의 10%, 중국 전체 수출의 2.2%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다. 지난해 미국에서 1300억달러어치를 수입한 중국은 이미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대응으로 110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물린 상태다. 160억달러 보복관세를 물리고 나면 더 이상 관세를 물릴 대상이 거의 남지 않는다.

■美자극 말 것·허리띠 졸라매기 대응전환

중국은 이제 기대를 접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대응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자극하는 일도 되도록 삼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중국 정치담당 애널리스트 시 얀메이는 중국은 이제 경제 안정과 고조되는 트럼프의 관세위협 대응이라는 2가지 정책 목표에서 매우 신중하게 균형을 맞춰가야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중국은 미국의 관세위협에 대한 보복을 강조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 대가가 중국 경제에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지도부의 대응은 일단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했다. 지난 2개월간 6% 넘게 하락하며 달러당 6.85위안까지 떨어졌던 위안이 지난달말 베이다이허 회의 뒤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부양책과 긴축사이 균형 잡아야

그러나 막대한 민간채무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 경착륙을 피하기 위한 경기부양책과,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통화긴축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아야만 하게 됐다. 베이징 컨설팅업체 트리비엄의 앤드루 포크는 "당국이 위험 감축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와 동시에 실물경제도 부양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양립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 환방어도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인민은행 고위관계자가 달러당 7위안을 중요한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밝히며 환 방어를 다짐했지만 이게 한 편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막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외환전략가는 "성장이 계속해서 둔화되고, 미중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달러당 7위안 방어가 수많은 문제들만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서 "(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태워야 하고, 자본통제도 강화해야 하며, 현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나게 통화긴축도 뒤따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의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인 유용딩 중국사회과학원 선임 연구위원도 당국이 정기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포기하고, 특정 방어선을 지목하기보다는 환율 급변동을 막는 수준에서 외환시장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