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BMW 운행 정지]

대안도 없이 운전 땐 처벌? 사태 키워놓고 뒷북 대응만

지령 5000호 이벤트

서비스센터 갈때만 이동 가능, 생명 연관된 긴급상황이지만 단속 실효성 거둘지는 의문
재산권 침해 논란도 예상, EGR 교체 대상 10만여대 빨라야 연말께나 부품  확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BMW 차량운행정지 결정관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 장관은 "BMW 측에서는 리콜 대상 차량 소유자가 빠짐없이 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소유자가 원할 경우 무상대차하는 등 차량소유자에 대한 편의제공도 이행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정부가 14일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운행 중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는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한 것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BMW 차량의 화재사고로 국민들의 우려가 큰 가운데 리콜차량을 대상으로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해 왔지만 전체 대상차량 10만6317대 가운데 13일 24시 기준으로 2만여대의 차량이 안전진단을 받지 않아 국민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르면 17일부터 차량운행 정지

이번 운행정지 명령은 자동차관리법 제37조에 의거한 것으로 정부가 시·군·구청에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는 차량에 대한 정비 지시와 운행중지명령 권한을 부여하고 지자체가 행정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국토부로부터 받은 차량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 소유자와 주소지 등을 파악해 운행정지 명령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게 된다. 15일이 공휴일이어서 16일부터 발송하게 되면 이른 경우 17일부터 해당 차량 소유자는 차량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

운행정지명령을 받은 차량은 긴급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BMW 서비스센터로 이동하는 경우에만 운행이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만약 이를 어기고 운행정지 대상 차량이 주행 중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또 무리한 운행으로 화재사고가 발생하면 차주를 고발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운행 중 사고 나면 차주고발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운행정지 차량에 대한 처벌 방침은 해당 차량이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안전진단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 단속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으로 리콜 대상 차량임에도 긴급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은 2만7426대다. BMW 서비스센터가 하루 평균 7000~1만대 정도를 처리한다고 볼 때 운행정지 대상은 2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부는 안전진단 결과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이 발생하는 비율이 대략 8~9%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실제 운행 중단을 해야 하는 차량은 2000대 미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속 힘들고 재산권 침해 논란

정부는 안전진단을 받지 않고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단속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점검을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효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가 차량 소유주에게 운행정지명령을 내려도 운행 중인 차량을 식별해 단속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게다가 해당 차량 소유자도 제품 구입에 따른 피해자인데다 개인 재산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질 가능성도 높아서다.

또 차량 화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EGR 부품 수급이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리콜 대상 차량은 전부 EGR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현재 10만여대를 교체할 부품은 없어 12월이 돼야 부품을 다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제대로 된 리콜조치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갑자기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징벌적 손해배상청구제도도 문제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많은 의원들이 발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칫 BMW 사태를 계기로 또 다른 규제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