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초강력 中제재에 서명.. 中자본의 美투자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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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방수권법안 中투자 까다롭게 심사
VC·사모펀드 거래 등도 직접 들여다볼 가능성 커
주한미군 감축도 제한 둬 2만2000명 이하로 못 줄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뉴욕주 포트 드럼의 육군 제10 산악사단 주둔지에서 '2019 회계연도 존 S. 매케인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하면서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자본 투자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관련된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NDAA에 서명해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 투자자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보고 중국기업의 불이익 여부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자본의 미국투자 '현미경' 심사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서명한 NDAA는 미국 내 해외투자에 관련된 업무를 관장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강화해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등을 막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외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가 국가안보를 심각히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번 법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핵심은 CFIUS의 권한 강화와 확대다. 이로써 과거 CFIUS의 검토를 받지 않았던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PE) 거래 등도 CFIUS의 검토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법안은 구체적으로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표적으로 삼았다. 무역불균형 문제와 중국 자본의 미국 기술유출 논란은 미중 무역전쟁의 양대 핵심 논쟁에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에 이어 중국 자본의 미국 기술탈취를 막기 위한 행보를 구체화한 셈이다.

이같은 미국의 압박에 중국 정부도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관련된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NDAA에 서명한 데 대해 대변인 명의로 "중국은 이 법안 내용을 포괄적으로 평가해 법안 시행 과정에서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국 정부는 기업의 호소에 순응해야 하고 양호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중국 투자자들을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대해야 하며 국가 안전 심의가 중미 기업들의 투자와 협력에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안보 논리로 진입장벽 강화 예고

CFIUS의 권한 강화에 따라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 장벽이 높아지게 됐다.

이같은 조치가 이뤄지기 전에도 CFIUS는 국가 안보를 내세워 중국의 미국 기업 사냥을 막아왔다. 최근에는 알리바바의 금융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머니그램 인수가 승인을 받지 못한 바 있다. 중국 자본이 미국 머니그램을 인수해 금융정보를 통한 미국 시민들과 군 관련 사항이 누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부는 특히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중국자본의 배후에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릿지의 래티스반도체 인수 승인 요청을 거부했다. 당시 백악관은 "캐넌브릿지는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벤쳐캐피털펀드가 지원하고 있는데, 지적재산 이전 가능성, 반도체 공급망의 온전한 상태 유지 등을 고려했을 때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에는 CFIUS가 중국의 하이항(HNA)그룹에 뉴욕 맨해튼의 21층 하이항다샤를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CFIUS의 이같은 결정은 하이항그룹이 업권의 90%를 소유한 이 건물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빌딩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안보상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매체가 전했다.

한편, 국방수권법에는 주한미군 병력을 2만2000명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제한하고 상당 규모 철수는 협상 불가 대상으로 명시한 내용도 포함돼있다. 이 법은 2019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10월 1일부터 발효된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