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화물 열차, 러시아 논스톱 횡단

시베리아 1만㎞ 횡단철도 운송기간 절반으로 줄어

드미트리 표도르비치 러시아 연해주 부지사,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게르만 마슬로프 페스코 운영총괄임원(왼쪽 부터)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시베리아 횡단 정기 급행 화물열차 운행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최초로 러시아의 동쪽 끝에서 서쪽 끝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정기 급행 화물열차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약 1만㎞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주 1회 블록트레인(무정차 급행)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 구간에 여러 기착지를 거치는 완행 물류는 있었지만, 직행을 운영하는 것은 현대글로비스가 처음이다. 현대글로비스는 14일 오전(현지시간) 초도 물량으로 수주한 러시아 현대차 공장(HMMR) 공급용 자동차 반조립 부품을 화물열차에 실어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출발시켰다.

이 화물은 12일 후인 오는 26일에 약 9600㎞ 떨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의 슈샤리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러시아로 현대차 부품으로 운송하는 시간이 해상 운송대비 절반으로 줄어든다. 부산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 까지 2일 걸리고, 하역·통관 및 환적 8일,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TSR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슈샤리역 12일로 총 22일이 소요된다. 해상운송방식은 43일이 걸린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차 기념행사 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성공적인 TSR 물류 사업 안정화를 이룬 뒤,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 철도 물류'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TSR과 중국 동부에서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TCR) 연계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 및 중국 철도와 연계해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대륙 철도망을 하나로 활용, 물류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지 영업을 강화해 TSR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또 서유럽에 진출한 가전, 자동차 부품 등 국내 제조기업의 화물 수주에 나서는 등 다국적 제조 기업에 대한 영업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이날 "본 사업의 완벽한 수행을 위해 지난 3년 간 다각도에서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며 "현대글로비스가 갖고 있는 선진 물류 기법을 TSR 물류 루트에 적용, 수출입 기업들에게 한 차원 높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시도가 계속되고 민관이 함께 힘을 모아가야 한다"며 "한반도 남쪽 끝에서 출발한 물류가 시베리아 철도와 만나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북방경제 시대를 위해 동해선 복원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