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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나는 은행, 바닥 기는 카드… 상반기 실적 희비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6 16:54

수정 2018.08.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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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순익 20조 육박 '사상 최대' 작년동기比 1조7000억 늘어 총여신 늘면서 이자수익 껑충
카드업계, 수수료율 인하 직격탄 가시화 8곳 중 6곳 순익 두자릿수 하락.. 신한카드 작년比 55.3% 추락
훨훨 나는 은행, 바닥 기는 카드… 상반기 실적 희비

올 상반기 은행권과 카드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 상반기 국내은행이 약 20조원의 이자이익을 올리며 8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반면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 등에 따른 영향으로 순익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나 급감한 것. 전년 동기에 발생한 1회성 요인 등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카드업계의 이익 감소 추세는 뚜렷했다.

■은행권 순이익 1조원 육박 배경은?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8년 상반기중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유가증권매매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줄었지만, 이자이익이 늘어나고 대손 비용이 줄어든 요인도 한몫했다. 이같은 통계에 시중은행들은 "가계,기업대출 등 총 여신량이 늘어나면서 이자 수익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부적으로도 비이자 이익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입장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원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6.0% 늘어났고,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2.01%→2.08%)가 확대되면서 순이자마진(NIM)도 0.06%포인트 올라간 덕분이다. 대손 비용(1조원)도 신규 부실이 줄고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1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동기 4조6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 33.4% 감소한 것인데,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회성 주식매각이익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그 효과가 사라졌고, IFRS9 시행으로 유가증권 매매 순익이 1조3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또 환율이 오르면서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7000억원 줄었다. 이에 대해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대부분 실적 평가에 방카, 신탁 등 비이자 부문을 중시 하므로 이 방면으로의 영업 드라이브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면서 "환율 등 은행이 직접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도 비이자 부문의 수수료 수익 확충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수수료율 인하 직격탄 맞아

카드 업계는 대부분 두자릿수 이상의 순이익 하락을 보였다. 같은 날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비씨, 하나, 우리, 롯데 등 8개 전업 카드사 공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96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4524억원)나 감소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지난해보다 55.3% 순이익이 줄었고, 현대카드(40.8%), 하나카드(31.3%) 등도 급감했다. 삼성카드는 9.0%, 비씨카드는 23.0%, 롯데카드는 10.8% 각각 감소했다. 실적이 개선된 곳은 KB국민카드(9.8%)와 우리카드(9.2%) 두 곳뿐이다.

카드업계의 올 상반기 순이익 급감은 지난해 상반기에 일회성 요인으로 카드업계 이익이 전년 대비로 35.2%나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우선 지목된다. 신한카드의 경우에는 지난해 상반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대손충당금 2758억원(세후) 환입과 비자 지분매각 수익 878억원(세후) 등 일회성 수익이 3600억원 넘게 발생했다. 현대카드는 세금 환급에 따른 일회성 이익 495억원, 하나카드는 채권판매에 따른 일회성 이익 305억원이 순이익에 포함됐던 것이 영향을 줬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이익 감소 추세 역시 뚜렷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수익과 올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받은 배드뱅크 배당금 390억원을 제외한 경상이익을 비교했을 때 9.3%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세금 환급액을 빼면 올 상반기 순이익이 5.0% 줄었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올해 상반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이익이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가 카드사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말 소액결제 업종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포함해 2007년부터 최근까지 가맹점 수수료율이 모두 11번 내렸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산출 때 추가로 수수료율을 인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wild@fnnews.com 박하나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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