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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ATM보다 똑똑한 STM..무인점포 대체 하기엔 아직 무리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6 16:54

수정 2018.08.16 17:58

국민銀 여의도 본점 '스마트텔러머신(STM)' 이용해보니..
신원 확인후 체크카드 발급.. 통장비밀번호변경·인뱅 등록
ATM·일부 창구업무 '척척' 집전화번호 필수입력 요구.. 신규계좌 개설 불가 등 불편
[현장르포] ATM보다 똑똑한 STM..무인점포 대체 하기엔 아직 무리

"ATM보다 똑똑하고 이용하기에도 편리한 것 같은데 아직은 2% 부족한 것 같아요. 스마트텔러머신(STM)이 점포를 대체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무리고 현재까지는 은행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입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한켠에 자리잡은 '스마트텔러머신(STM·사진)'. STM 근처에 위치해 있는 ATM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 것과 달리 STM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간혹 STM을 ATM으로 착각하는 이용자가 있었지만 STM이 ATM과 다른 기계임을 인지하고 ATM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고객의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처리 능력을 갖춘 '스마트 텔러 머신(STM)' 도입하고 나섰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무색할 정도였다.

■아직 생소해 이용률 높지 않아

아직은 STM도입이 초기단계이고 때문에 은행 고객들은 STM을 생소하게 여기는 듯 했다. 지나가면서 "저것은 무엇이냐"며 호기심을 보이는 고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지만 실제 이용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고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이용자가 적은 덕분에 STM을 이용하기 위한 대기시간이 없는 것은 STM의 장점 아닌 장점이었다.

STM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분증과 휴대전화가 필수라는 게 해당은행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STM 이용 시에 신분확인을 위해서다. STM은 출금이나 입금, 계좌송금, 통장정리와 같은 기존의 ATM을 통한 업무 제공은 물론, 체크카드 신규발급, 통장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뱅킹 신규, 바이오정보등록, 자동이체등록등의 창구에서 가능했던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방문한 당초 목적은 STM을 통해 신규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등록까지 완료하는 것이었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신규계좌 개설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모바일뱅킹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규계좌를 개설하고, STM을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 받는 것은 가능했다.

먼저 서비스버튼을 누르면 △화상상담원 연결 △바이오인증+신분증 투입 중 편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화상상담원과 연결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바이오인증과 신분증 만으로 진행하길 원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바이오 정보 등록부터 마쳐야했다.

바이오정보등록을 위해 수화기를 들고 상담원과 화상으로 연결해 안내에 따라 신분증을 스캔하고, 카메라로 얼굴을 찍고, 각종 약관확인 및 휴대폰 문자를 통한 본인 확인 후 손바닥 정맥등록을 완료했다.

■더 똑똑해져야 활용도 높아질 듯

이후 체크카드 발급 버튼을 누르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신분증스캔과 바이오인증만으로 되는 버튼을 클릭했다. 평소 영상통화도 잘 안하는데 모르는사람과 통화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발급도 신분증 스캔부터 시작했다. 이후 약관과 동의서를 확인하고 체크하고, 사용할 체크카드 종류를 선택하고, 1일 이체한도 등도 입력하면 된다. 안내에 따라 진행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결제계좌에 신규로 만든 계좌가 뜨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사용하다 해지한 계좌가 떴는데 이를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결제계좌가 해지계좌기 때문에 체크카드 만들기가 불가하다는 안내와 함께 불발됐다. 결국 이런 경우 창구에 방문할 수밖에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만약 절차대로 잘 진행됐다면 그 자리에서 직접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못내 아쉬웠다.

결국 포기하고, 인터넷뱅킹 신규 등록이라도 하기로했다.

올해까지는 STM을 통한 OTP카드 발급료가 무료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해당과정도 별 무리없이 지나갔지만 또 한번의 장애물이 닥쳤다. 이번에는 전화번호 입력때문이었다. 집 전화가 없는 탓에 휴대전화를 입력했는데 해당번호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02-0000-0000이라는 등의 정확하지 않은 번호를 임시로 입력하고나서야 해당과정을 넘기고 OTP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집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집전화번호 형식만 입력이되고 휴대전화번호가 안된다는 것은 어쩐지 디지털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STM은 편리하지만 STM을 무인점포로 대체하는 것은 부족했다. 아직 STM 도입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변수가 없는 일반적인 사례의 경우 문제없는 일처리가 가능하지만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와 대응은 떨어졌다.


이와 관련, 해당 은행 관계자는 "STM의 경우 향후 점차 활용도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제기하는 불편함 등을 반영, 개선될 것이다"면서 "STM은 향후에 더 똑똑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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