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반도체 빼면 빈수레.. 삼성·SK하이닉스가 영업익 절반 차지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6 17:01

수정 2018.08.16 17:14

코스피의 속사정
삼성전자 제외한 2분기 매출 469兆로 3% 가량 늘었지만 영업익은 0.66% 줄어들어
코스닥의 부진
IT주 영업익 감소율 14.83% 코스닥 전체 감소율 웃돌아 오락·문화 ‘흑자전환’ 선방
반도체 빼면 빈수레.. 삼성·SK하이닉스가 영업익 절반 차지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해 상반기 외형만 성장하는데 그쳤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뺀 상장사들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었으나 순이익은 7%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종목들의 매출이 부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합계가 코스피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코스닥은 영업이익률이 10%포인트 넘게 내려앉았다. 시장 종목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주가 부진한 데다 바이오기업들도 영업이익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영업익, 코스피 절반 육박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액은 119조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12.8%를 차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비중은 각각 36.2%, 35.9%에 달했다.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 셈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일부 대형주의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하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조2600억원 순이익을 기록한 한국전력은 올해 상반기 1조1700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순손실로 전환하며 감소폭이 1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법인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7% 넘게 급감하면서 '외화내빈'에 그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반도체업종을 제외하고는 실적이 지지부진하면서 '반도체 쏠림' 현상도 지난해보다 가속화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영업이익은 40조4525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47.9%를 기록했다.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37.9%)보다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조윤호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팀장은 "지난해 양호한 이익을 거둔 대형사들이 적자전환하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반도체 업종이 성장한 반면, 다른 업종의 성장 부진과 일부 대형주 부진이 겹치며 쏠림 현상도 상당히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업종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코스피 금융업 43개 법인의 영업이익은 19조3000억원, 순이익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41%, 4.80%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업 이익 증가폭이 두드러진 가운데, 은행, 금융지주 등의 이익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코스닥, IT 부진에 영업익 급감

코스닥 상장사는 코스닥 종목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IT주의 부진이 전체 영업익 감소를 불러왔다. 코스닥 내 336개 IT종목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14.83%를 나타냈다. 코스닥 전체의 감소율(11.26%)보다 3%포인트 이상 높다. 또 코스닥의 일부 바이오 종목들이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라 영업이익을 정정 보고하면서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비IT업종 가운데 오락·문화부문은 흑자로 전환하면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개별 종목별로는 다우데이타가 영업이익 1위를 유지했다. 다우데이타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2354억58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7.39% 늘었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양제지로 상반기 3만7267.6%나 급증했다.

■하반기도 삼성전자에 기대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업 실적도 낙관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강달러 지속과 신흥국의 금융 불안 등 국내 증시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3·4분기 실적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수기업들의 부진도 불안한 점이다.

이런 와중에 2·4분기 상승세가 꺾인 삼성전자가 하반기 실적 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코스피 전체에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전망한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7조3000억원이다. 1개 분기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는 셈이다.
특히 스마트폰(IM)부문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부품주의 동반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하반기 업황 반등도 또다른 기대 요인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패널가격 상승폭이 커지며 예상보다 빠른 3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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