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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카타르 덕분에 급한 불 껐지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6 17:02

수정 2018.08.16 17:02

150억달러 투자 약속 금융시장·은행권 유입될 듯
전문가들 "단기 처방 그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터키가 미국과의 외교갈등으로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터키를 방문한 타밈 국왕은 이날 터키에 15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터키가 미국과의 외교갈등으로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터키를 방문한 타밈 국왕은 이날 터키에 15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의 외교 갈등으로 촉발된 터키 리라 폭락사태가 15일(현지시간) 터키 당국의 환율방어 조치와 카타르의 투자 약속으로 다소 진정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야기한 양국 대치 구도가 여전하고 보다 본질적인 문제인 터키의 경제 불균형이 해소될 기미가 없어 시장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리라는 달러당 5.90 리라에 거래돼 가치가 6%가량 상승했다. 터키 정부가 추가로 환율 방어 조치를 취하고 카타르가 대규모 투자 지원에 나서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이날 외환스와프를 비롯, 외환 거래 규제를 대폭 강화하며 추가 환율 방어에 나섰다.

BDDK는 터키 은행권에 은행 지분의 25% 내에서만 외국 은행 등과 외환스와프 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거래 한도를 지분 50%까지 제한한 데 이어 이틀만에 절반 수준으로 다시 줄인 셈이다.

은행권의 스와프 거래 한도를 제한하면 외환시장에서 리라에 대한 공매도 세력이 위축된다. 실제로 이날 리라에 대한 차입 비용이 지난 13일보다 두 배 높은 수준인 35%까지 오르면서 공매도가 위축돼 리라가 반등했다.

카타르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를 지원사격한다는 소식도 리라 가치를 끌어올렸다.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터키 정부는 카타르가 터키에 150억달러 투자를 약속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투자금은 터키 금융시장과 은행권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진정 양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영국 소재 헤지펀드사 알게브리스인베스트먼트의 알베르토 칼로는 "이번 규제는 단기적으로 터키의 기업과 은행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은행들은 자신과 고객들을 위해 통화 약세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스와프시장을 활용한다"며 "은행들이 추가 통화 약세에 대해 헤지가 필요할 때 보호망을 살 수 없다는 것은 중기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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