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내상 깊은 中, 파격 양보안 내놓나

美·中 다시 협상 테이블로… 이달 하순 차관급 협의
대표 급은 낮아 탐색전 전망 트럼프, 5000억弗 추가 압박
中, 실물경기 타격 사면초가 보복카드 없고 여론 부정적 中 지도부 출구전략 가능성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무역관세보복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협상테이블에 앉는다. 다만 양국 무역협상 수석대표의 급이 기존보다 낮다는 점에서 탐색전 수준의 대화가 오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왕셔우원 상무무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부 차관과 만나 무역 문제를 둘러싼 협상을 진행한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일방주의적인 무역 보호주의 행태에 반대하고, 어떤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대등, 평등, 상호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수세 몰린 중국, 돌파구 모색

이번 대화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깊은 내상을 일방적으로 입었다는 평가 속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중국이 진전된 양보안을 제시해 양국 간 갈등이 봉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번 협상 성사의 시점도 의미심장하다. 이달 23일부터 미·중 양국이 16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가운데 양국 협상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위안화 가치와 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실물경기마저 둔화되는 등 전방위적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7월 340억달러 규모의 맞보복 관세가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오는 23일 160억달러 규모의 관세 부과가 추가로 단행될 경우 양국 간 타협점을 찾는 타이밍도 놓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0억달러 관세 시행 외에도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관세까지 매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이 최근 500억달러에 이어 600억달러 규모까지 포함해 총 11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추가로 내밀 만한 보복 조치는 없다. 중국 경제에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치킨게임으로 치닫기엔 부담이 너무 크다.

■탐색전에 그칠 수도

지난달 6일 360억달러 규모의 관세 조치 영향으로 최근 중국 내 실물 지표들도 악화된 수치를 드러냈다. 중국의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보다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중국에서 통계가 있는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월 소매판매도 작년 같은 달보다 8.8%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9.1%와 전월 증가율 9.0%에 못미쳤다.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몽을 통해 세계 최강국 지위를 향해 미국과 강대강 대치국면을 끌어온 게 패착이라는 여론이 중국 내에 퍼지고 있다. 너무 빨리 최강국 야욕의 발톱을 드러내 위기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선 중국 지도부가 예전보다 한층 진전된 양보안을 제시해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중 양국은 지난 5∼6월 세 차례에 걸쳐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미국이 비중있게 요구한 주요 조건들에 대해 중국이 거부한 바 있다.
이에 이번 협상은 전반적으로 중국의 수세 속에 미국이 주도하는 협상으로 분위기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및 남용 문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문제 △중국 측의 부당한 무역관행 문제 △급속한 위안화 평가절하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제기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수석대표가 기존의 부총리·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낮아져 본격적인 대화 대신 탐색전 성격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